10억원대 골드바(금괴) 사기 사건에서 가짜 수표 전달책 역할을 맡은 40대 남성에게 1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41)씨에게 지난 8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피해 회사에 약 3억8000만원 배상도 명령했다.
A씨는 일당과 공모해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 사이 위조된 수표를 은행에 입금해 금괴 대금을 지급한 것처럼 회사 2곳을 속여 총 10억4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이 받아 챙긴 금괴는 총 19개로 파악됐다.
A씨는 심부름센터 직원을 시켜 위조 수표를 피해 회사에 입금하도록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일당의 지시에 따라 단순한 심부름을 했을 뿐 금괴 사기에 공모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위조 수표를 이용해 금괴를 편취하는 범행에 공범들과 공모한 것과, 위조 수표를 은행 계좌에 입금하는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한 것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면서 유죄 판단했다.
이어 "주도적으로 범행 전체를 계획한 것은 아니라고 해도 범행의 진행 단계를 고려할 때 수표를 심부름센터 직원을 이용해 입금되도록 지시한 역할은 그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며 "반성하지 않고 피해회복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