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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 돈 10배 받은 80대도, 갓 입사한 20대도 “연금 개혁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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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림 기자 중앙일보 기자

당선인 4대 과제 ① 연금개혁 

연금개혁이 새 정부의 이슈로 떠오르면서 청년부터 노인까지 한목소리로 연금개혁을 강조한다. 특히 청년들은 윤석열 당선인의 연금개혁 공약이 알맹이가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생인 서효림(29)씨는 “(당선인이)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지만 ‘대화를 하자’ ‘위원회를 만들자’는 주장은 그동안 무수히 나온 것이라 더 공허하게 들린다”고 비판했다. 서씨는 “어차피 돌려받지 못할 거라면 보험료를 내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인식이 청년세대에 퍼지고 있는 점을 정치권이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현우(30) 청년유니온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당선인이)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고 개혁위 설치만 언급하는 건 결국 자기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며 “세부 방향성을 제시하며 국민을 설득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재정 전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민연금 재정 전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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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첫 직장을 얻은 이지호(29)씨는 매달 17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낸다. 이씨는 “기성세대는 보험료는 적게 내고 연금은 많이 타지만 90년대생부터 그 반대가 됐다”며 “연금을 아예 못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세대 간에 합의할 만한 적정 수준을 찾아 연금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유니온은 보험료 인상을 강조한다. 나현우 위원장은 “당장 필요한 건 모수개혁(보험료율·지급률 등을 조정)이다. 보험료율(현재 9%)을 18~19%로 올려야 한다지만 한꺼번에 올리기 어려우니 일단 3%포인트라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개혁하지 않으면 나중에 보험료율이 30%로 오를 수 있다”며 “지금의 청년세대와 기성세대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년들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기성세대가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한다.

기금 소진 후 보험료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기금 소진 후 보험료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송영신(43)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청년위원장은 윤 당선인이 청년 세대에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 위원장은 “2030의 경우 노후에 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큰데, 장기적인 로드맵을 통해 ‘100%는 아니더라도 내가 일한 만큼 향후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금 수령자도 연금개혁을 강조한다. 서울 서대문구 조행운(81)씨는 20여 년간 국민연금을 받고 있다. 조씨는 이미 보험료(700만~800만원)의 10배에 달하는 연금을 받았다. 조씨는 “연금 덕분에 노후를 버틸 수 있다”면서도 “이대로 두면 미래 세대가 연금을 못 탈 수 있으니 큰일이다. 모두 조금씩 손해 보더라도 빨리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금 연금을 받곤 있지만 손자들에게 못할 짓을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하지 않다”며 “주변에서 나 같은 노인들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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