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먹는 아이스크림의 대명사' 배스킨라빈스가 무인매장을 연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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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먹는 아이스크림의 대명사’ 배스킨라빈스가 달라졌습니다. 브랜드의 상징인 ‘스쿱(scoop) 아이스크림 진열대’를 없애고, 미리 포장해 놓은 디저트만 파는 무인매장(배스킨라빈스 플로우)을 열었거든요. 이 매장에서는 120여 개의 제품을 24시간 비대면으로 살 수 있습니다. 배달도 가능하고요.
“비즈니스의 고유한 가치를 지키며, 고객에게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라고 합니다. SPC 배스킨라빈스 브랜드전략실의 김영민 디지털사업팀장에게 ‘배스킨라빈스 플로우’의 기획 과정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리테일테크, 어디까지 왔나” 1화 중 일부입니다.    

김영민 비알코리아 배스킨라빈스 디지털사업팀장이 '플로우' 2호점에서 무인매장 이용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최지훈

김영민 비알코리아 배스킨라빈스 디지털사업팀장이 '플로우' 2호점에서 무인매장 이용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최지훈

'플로우'는 기존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과 뭐가 다를까?

먼저 배스킨라빈스 '플로우'의 흐름을 안내해드릴게요. 낮에는 누구나 드나들 수 있지만, 심야 시간에는 바깥 출입문 옆에 신용카드를 넣었을 때 자동으로 문이 열리도록 했어요. 도난이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지능형 CCTV, 스마트 음성인식 비상벨, 스마트 감지기를 설치해 보안성을 높였습니다.

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대형 아이스크림 냉동고를 볼 수 있습니다. 들어오면 기존 매장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곳에는 아르바이트생도, 스쿱 아이스크림도 없습니다. 오직 프리패킹(pre-packing)된 제품만 존재하는 매장이죠.

기존 매장에서 볼 수 없었던 120여개의 디저트를 파는 플로우는 24시간 무인 운영된다. ⓒ배스킨라빈스

기존 매장에서 볼 수 없었던 120여개의 디저트를 파는 플로우는 24시간 무인 운영된다. ⓒ배스킨라빈스

샌드, 모찌, 마카롱, 롤 등 다양한 아이스크림 디저트가 가득 채워진 코너를 지나면요. 쿠키앤크림, 민트초코, 스트로베리 등 기존 아이스크림 맛으로 제조한 음료 판매대가 나옵니다. 음료류는 주로 어린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고객들이 주로 구매하시는 것 같아요.

그 옆 냉동고에는 지금까지 B2B로만 공급한 아이스크림 피자 상품을 넣었습니다. 홈 파티를 즐길 때 가벼운 디저트로 사용할 수 있도록요. 또 아이스크림 위에 초콜릿을 코팅해 막대사탕처럼 만든 '버블스 팝'도 볼 수 있어요. 백화점 등 프리미엄 콘셉트 디저트 샵에서만 다루던 제품도 플로우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플로우에서만 구매하실 수 있는 특별 제품도 있습니다. 바로 '미니 아이스크림 케이크'인데요. 이제부터 밤늦은 시간, 가족 혹은 연인을 위한 케이크가 필요할 때는 24시간 운영하는 플로우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기존 제품보다 작은 사이즈라 가격도 1만5000원대로 저렴한 편이에요. 식구 수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한 번에 먹고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미니 케이크를 선호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어요.

마지막 냉동 진열대 옆에는 초콜릿, 사탕, 스낵을 비치해뒀습니다. 아이스크림 먹을 때 곁들이면 좋을 제품을 고객에게 제안하는 거죠. 일반 매장을 방문할 때보다 제품 선택의 폭을 넓혀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자 노력했어요.

이렇게 매장을 한 바퀴 돌아 쇼핑이 끝나면 해피스테이션 앞으로 갑니다. 제품 바코드를 찍고 신용카드를 넣어 결제하면 끝입니다.

플로우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해 만든 아이스크림 샌드, 모찌, 호빵, 롤 등을 맛볼 수 있다. ⓒ배스킨라빈스

플로우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해 만든 아이스크림 샌드, 모찌, 호빵, 롤 등을 맛볼 수 있다. ⓒ배스킨라빈스

이용방법, 생각보다 간단하죠? IoT 솔루션 기반의 매장이지만, 리테일 테크 관점에서 보면 시선을 사로잡는 기술이 없다고 느끼실 수도 있어요.

물론 기획 초기에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배스킨라빈스의 미래를 보여주자!'는 포부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물건을 골라서 결제할 필요없이 바로 나가면 되는 '저스트 워크아웃(Just Walk Out)' 방식이나 홍채 인식 결제 등 다양한 기술을 고려했죠.

하지만 많은 옵션을 검토한 끝에 '아직 이르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며 시장을 리딩하려는 게 저희 사업의 본질은 아니었으니까요. 대신 점주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부분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결제 방식으로 홍채 인식 대신 바코드 방식을 도입하기로 한 것처럼요.

배스킨라빈스는 고객들이 거부감없이 기술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했고, 그래야만 진정한 DT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배스킨라빈스뿐 아니라 무인매장을 운영해본 적이 있는 점주 30~40명을 만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발굴하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공통 지점을 발견했습니다. 총 3가지 불편함을 반영해 IT기술을 선별 적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무인매장에 진짜 필요했던 IT 기술 3가지는?

① 알림&모니터링 기술로 제품 손실을 막다.

아이스크림은 온도에 취약하죠. 무인매장에서는 고객이 냉동고 문을 제대로 닫지 않으면 제품이 순식간에 손상됩니다. 게다가 적정온도 유지가 필요한 냉동고까지 쉽게 파손될 수 있죠. 이렇게 되면 매장 운영이 힘들어집니다. 기존 무인매장 점주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었어요.

그래서 냉동고에 알람 기술을 적용했어요. 고객이 깜빡하고 문을 열어 두었을 때, 인지할 수 있도록 스피커로 메시지를 안내합니다. 그런 뒤에도 변화가 없다면 점주에게 바로 메시지를 보냅니다. 제품이 망가짐으로써 발생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거죠.

② 신원인증을 통한 출입 통제로 보안성 UP

밤늦은 시간에는 신용카드로 인증해야만 매장에 출입할 수 있습니다. 요즘 무인매장 물품 도난이 자주 일어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고객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곳이다 보니 보안상 우려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후 11시 이후에는 반드시 신용카드로 출입 인증을 받아야만 매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뒀습니다.

③ 고객 동선을 파악해 마케팅에 활용하기

고객이 어떤 제품을 선호하는지 알 수 있는 IoT 솔루션을 도입했습니다. 무인매장이라 고객의 소비 패턴을 관찰할 기회가 없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히는데요. 동선 파악 기술을 활용하면 고객이 매장 내 어떤 스팟에 가장 오래 머물러 있었는지 데이터로 만들 수 있습니다. 고객 니즈를 분석해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요즘 많은 유통기업이 오프라인 점포를 DT하는 데 큰 관심을 보입니다. 운영비와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요. 그런데 무조건 효율성만 추구하다 보면 정말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매장을 이용하는 방법이 예전과 달라져 혼란스러울 수 있는데, 그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는 거죠.

처음부터 비대면 서비스를 무리하게 도입하면 고객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매우 빠르게요. 그렇게 되면 경영진과 브랜드 담당자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사회적 변화에 맞게 옳은 시도를 했음에도, '지금 우리가 가는 방향이 맞는 건가?' 혼란스러워져요.

그래서 저는 많은 기업이 '사업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을 더 깊게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요? 바로 '고객'입니다.

고객들은 매장을 이용하는 게 불편해지면 다시 찾지 않습니다. 최첨단 기술을 모두 반영해 매장을 만들어도 고객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이런 DT는 성공했다고 볼 수 없는 거죠. 기업이 여러 시도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사업의 본질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로우는 현재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고 있는 점주만 론칭할 수 있는 사업 모델(BM)로 기획됐다. 점주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배스킨라빈스

플로우는 현재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고 있는 점주만 론칭할 수 있는 사업 모델(BM)로 기획됐다. 점주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배스킨라빈스

기존 점주에게만 '플로우' 창업 권한 이유

많은 분이 배스킨라빈스가 무인매장을 만든 이유를 제게 묻습니다. 아이스크림 업계 1위로 이미 입지가 탄탄한 데 굳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이유가 궁금한 거죠.

배스킨라빈스가 무인점포를 기획한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후략)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리테일테크, 어디까지 왔나” 1화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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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트 가게부터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까지. 언택트 쇼핑이 ‘뉴노멀’로 자리잡으며, 오프라인 스토어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유통업계는 인공지능(AI)과 컴퓨터 비전, 클라우드 기반 POS 등을 활용한 ‘리테일테크’로 생존 전략을 찾고 있습니다. 국내 오프라인 강자들이 무인매장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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