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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허드슨강 기적' 때린 진중권 "조종사가 女승객 내쫓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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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이길 수 있는 선거를 어렵게 이기게 만들었다’는 선거 책임론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페이스북에 허드슨강에 비상착륙으로 승객을 구한 비행기 조종사를 언급하며 반박했다. 그러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꼭 비행 안 해본 사람들이 이런 얘기를 한다”고 받아쳤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왼쪽)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뉴스1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왼쪽)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뉴스1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2009년 US에어웨이즈 불시착 사고 사진과 함께 “‘왜 라과디아로 바로 회항해서 착륙 시도하지 않았습니까’ ‘시도했으면 됐을 겁니다’ ‘시뮬레이터로 테스트했습니다’ 보통 조종석에 앉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미국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새와 부딪혀 엔진이 망가지자 기장은 기체를 허드슨강에 비상착륙시켜 위기를 모면했다. 승객 150명 모두 목숨을 구했다. 이 내용은 영화로도 제작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사건 이후 기장은 회항하지 않고 강에 비상착륙한 것에 대해 조사를 받아야 했다.

이 대표는 비상 착륙으로 승객을 구한 조종사에 대선을 승리로 매듭지은 자신을 대입시키며 선거 결과를 둘러싼 여러가지 비판에 반박한 것이다.

진중권 페이스북. 인터넷 캡처

진중권 페이스북. 인터넷 캡처

이에 진 전 교수는 이 대표의 글을 공유한 뒤 “꼭 비행 안 해본 사람들이 이런 얘기를 한다. 어느 조종사가 하중 줄이려고 비행 중에 여성 승객들을 기체 밖으로 쫓나”라며 “상승하려면 요크 당기고 스로틀 밀어야 한다”고 반발했다. 진 전 교수는 아마추어 비행사로 실제로 경비행기를 즐겨 조정한다. 진 전 교수는 대선 기간 중에도 여가부 폐지 등을 주장하는 이 대표의 선거 전략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선에서 1, 2위의 격차가 불과 0.73% 포인트로 나오자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선거 전략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일부 남초 인터넷 커뮤니티 여론만 보고 선거 전략을 짰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젠더 문제에 접근할 때 젊은여성들에게좀더 소프트하게 접근하는 노력은 부족하지 않았는가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선거대책본부 대변인도 “젠더 갈등이 도드라지게 했던 부분도 있었다고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장담했던 호남 돌풍도 기대에 못 미쳤다. 이 대표는 선거 당일 윤 당선인의 호남 득표율에 대해 “20%는 당연히 넘을 거고, 30%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윤 당선인의 득표율은 광주 12.7%, 전남 11.4%, 전북 14.4%에 그쳤다. 호남 전체로는 12.9%였다. 과거에 비해선 높은 득표율이지만, 이 대표의 목표에는 한참 못 미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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