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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우려, Fed 스텝 꼬이나…5월 금리 인상 유보 전망도

중앙일보

입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 사진은 12월 1일 미 의회에 출석해 증언할 때 모습. [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 사진은 12월 1일 미 의회에 출석해 증언할 때 모습. [로이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르며 각종 통계에 변화가 나타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미룰 수도 있다.”

마이클 가펜 바클레이스 미국시장 수석이코노미스트가 10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 남은 7차례의 FOMC 정례회의에서 모두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시장의 전망과는 온도차가 있는 예상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이나 침공으로 인한 대 러시아 경제 제재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폭등하고 있다. '오일 쇼크' 우려까지 커지는 가운데 경기 회복 속도가 느려지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고개를 들면서, Fed의 ‘금리 인상 청사진’에도 균열 생기기 시작했다.

금리인상 계획 어그러트린 ‘우크라 사태’

당초 시장은 Fed가 올해 예정된 7차례의 FOMC에서 모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달 초 Fed가 올해 7차례, 내년 4차례 등 2년간 총 11번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

이는 Fed의 ‘금리 인상 시간표’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맞춰 조정될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미국 내 고용회복에 따라 임금 상승 폭이 확대되고 공급망 병목현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가 뛰면서 중앙은행의 ‘인플레 파이터’ 본능을 자극했다.

최근의 미국 내 물가 오름세는 거세대.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7.9% 오르며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7%)과 1월(7.5%)에 이어 3개월 연속 7%를 웃도는 ‘고물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란 지정학적 변수까지 가세했다. 러시아에 대한 각종 경제 제재에 나선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출 금지 카드까지 꺼내 들며 국제 유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 배럴당 78.9달러이던 국제 유가(브렌트유 기준)는 지난 6일(현지시간)에 장중 한때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서며 배로 뛰었다.

국제 유가 상승에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세계 경제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기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지난 1월 IMF가 발표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4%로, 지난해 발표했던 전망치(5.9%)보다 1.5%포인트 낮다.

크리스티나 게오르기바 IMF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정학적) 위기로 인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낮추게 될 것 같다”며 “전쟁의 지속 여부가 가장 불확실한 요소”라고 말했다.

고개 드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고심 깊어지는 파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자재 가격 변동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자재 가격 변동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원유 가격 급등에 경기 침체 우려마저 커지며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뛰면서 물가가 치솟고, 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 치솟는 물가와 경기 둔화의 공포 속 줄타기를 해야 하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따른 영향이 시장에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기 위해선 현시점에서 각종 통계치가 나빠져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이앤 스웡크 그랜트쏜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고 신용 시장이 얼어붙는 등 금융 지표가 더 나빠지면 Fed가 잠시 금리 인상을 유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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