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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갤러리' 관리자 유서 남기고 실종 소동…저수지서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월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내 '이재명 갤러리'에 남긴 글. [디시인사이드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월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내 '이재명 갤러리'에 남긴 글. [디시인사이드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관리자가 이 후보의 낙선 확정 직후 유서를 남기고 실종됐다가 경찰에 발견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시흥경찰서는 전날 오후 3시께 물왕동 물왕저수지 인근에서 ‘디시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 관리자인 A(31)씨를 발견해 가족에게 신병을 인계했다. A씨는 건강에 별다른 문제는 없는 상태였다. 그가 현장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디시인사이드 '이재명갤러리' 캡처]

[디시인사이드 '이재명갤러리' 캡처]

A씨는 전날 오전 10시께 이재명 갤러리에 장문의 유서를 남기고 휴대전화 전원을 끈 채 연락이 끊겼다.

그는 유서에서 “영혼 절반이 떨어져 나간 것 같다”며 “이곳을 총괄하는 동안 온갖 음해와 협박에 시달려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적었다.

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에 대해선 “다시는 사람들이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하며 “차라리 홍준표가 후보로 나와서 당선됐다면 이렇게 고통스럽진 않았을 것이다. 그 사람은 최소한 무식하진 않고 젊은 시절 정의롭게 살았고 이 정도로 잔인하진 않았으니까. ‘머리는 빌리면 된다’고 외친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나는 1997년에 이미 간접적으로 느꼈다. 예언하건대 비슷한 일이 닥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민의힘이 집권하면 이곳을 어떤 식으로 탄압하려 들지 뻔히 보인다”며 “‘드루킹’ 사례 운운하면서 여론조작 운운하려 들겠지만, 웃기는 소리 집어치워라. 그저 한 명이라도 더 설득하고 한 명이라도 더 투표장으로 보내자는 철학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어렸을 때는 (극단적 선택을 한) 민영환과 전태일이 왜 죽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이제야 이해가 된다”면서 “스스로를 제물로 내던져서라도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거대한 부정적 흐름을 막고 싶은 심정이었기 때문이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님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글이 게시된 이후 커뮤니티 회원들과 가족이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시흥경찰서는 A씨 아버지의 신고를 접수한 서울 은평경찰서로부터 지난 10일 오후 2시 40분께 관련 공조 요청을 받고 수색에 나섰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11∼12월 이재명 갤러리에 세 차례 글을 올려 2030세대 남성을 겨냥한 정책 등을 발표했다. 당시 이 후보는 자신을 ‘갤주’라고 칭하며 갤러리 이용자들에게 친근감을 표시했고 많은 지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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