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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쫄깃한 쑥떡에 밤이 가득…1766년 디저트 향애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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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식에는 우리 조상들이 쌓아 온 경험과 지혜가 담겨 있다. 이러한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문헌이 『식료찬요』『수운잡방』『증보산림경제』『규합총서』등 고조리서다.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이 조상들의 조리법을 재현한 고조리서 8권을 책으로 엮은 것도 이때문이다.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예부터 전해져 내려온 전통음식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유튜브에 고조리에 나온 음식을 소개하는 채널 ‘윤숙자의 손맛’도 운영한다. 이중에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전통 음식과 이를 활용한 요리를 엄선해 쿠킹에 소개한다.

윤숙자의 고조리서에서 찾은 우리 맛 ① 향애단자와 쑥 두유라테

향애단자와 쑥 두유라테의 주재료인 '쑥'은 맛과 향, 영양이 모두 뛰어나 고조리서에서 많이 다뤄진다 .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향애단자와 쑥 두유라테의 주재료인 '쑥'은 맛과 향, 영양이 모두 뛰어나 고조리서에서 많이 다뤄진다 .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바람에 언뜻언뜻 쑥 향이 실려 오는 듯한 봄날입니다. 쑥은 구하기 쉽고 맛과 영양이 뛰어난 식재료죠. 고조리서에서도 쑥밥·쑥전·쑥단자·쑥탕·쑥인절미 등 쑥을 활용한 요리가 많이 나와요. 오늘은 『증보산림경제』 속 향애단자를 소개할게요. 『증보산림경제』는 1766년 조선 영조 때 내의 유중림이 쓴 농서예요.

익반죽에 밤소를 넣어 만드는 항애단자는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익반죽에 밤소를 넣어 만드는 항애단자는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우리나라 산과 들 어디서나 잘 자라는 쑥은 이른 봄 그늘에서 자란 게 좋아요. 부드러운 어린 쑥은 향도 맛도 뛰어나죠. 특히 쑥과 쌀은 음식 궁합이 잘 맞아요. 쌀에 부족한 칼슘을 쑥이 채워줘요. 그래서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쑥떡을 많이 빚어 먹었어요. 쑥떡의 종류만 해도 쑥구리단자·향애병·청애병 등 다양하죠. 오늘 소개할 향애단자도 쑥떡의 한 가지예요. ‘경단’이란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단자’는 조금 낯설죠. 경단은 익반죽해서 삶아낸 다음 고물을 묻혀 내는 떡인데, 단자는 떡 안에 소가 들어 있어요. 반죽 안에 소를 넣고 끓는 물에 삶아 익힌 다음 차갑게 식혀 다시 고물을 묻혀 내요. 크기도 경단보다 더 커서 먹음직스러워 보이죠.

향애단자는 반죽을 해서 삶고 다시 찹쌀가루를 넣어 익반죽해요. 이렇게 하면 반죽이 잘 뭉쳐지고, 쫄깃쫄깃하거든요. 안에 넣을 밤소를 만들려면 먼저 김 오른 찜기에 밤을 40분 정도 쪄서 껍질을 까세요. 알맹이만 다져서 만드는데 이 고물을 손으로 비벼주면 특유의 단맛을 깨울 수 있어요. 『증보산림경제』에 따르면 향애단자에는 밤 고물 외에도 깨고물, 잣고물을 묻혀 냈다고 해요.

익반죽에 소를 넣어 빚을 때 반죽이 손에 달라붙는다면 손에 꿀을 조금 바르세요. 훨씬 쉽게 빚을 수 있어요. 소를 넣은 떡 반죽은 마지막으로 끓는 물에 넣고 동동 떠오를 때까지 한 번 더 익혀주세요. 그리고 나서는 바로 찬물에 식혀줘야 해요. 얼음물이라면 한 번만 넣었다 꺼내면 되고, 찬물밖에 없다면 찬물을 두 그릇 준비해서 담갔다 건져내는 과정을 반복해 주세요. 그것을 면포에 올려 물기를 뺀 다음 고물을 묻혀 내면 향애단자가 됩니다.

향애단자와 잘 어울리는 쑥 두유라테는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하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향애단자와 잘 어울리는 쑥 두유라테는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하다.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쑥을 활용한 응용 요리도 하나 더 소개할게요. 몸을 따뜻하게 하는 쑥 두유라테인데요. 말린 쑥을 가루로 빻거나, 시중에 파는 쑥 가루를 사용해도 괜찮아요. 우유 대신 두유로 라테를 만들면 칼로리는 낮고 소화가 잘돼요. 여름에는 삶아서 얼려 놓은 쑥으로 시원한 쑥 두유라테를 만들어보세요. 냉동 쑥을 믹서로 갈아 얼음을 띄워 내면 됩니다. 고소한 두유의 맛과 향긋한 쑥 향을 한 컵에 즐길 수 있어요.



Today’s Recipe 윤숙자의 향애단자와 쑥 두유라테

“향애단자를 만들 때 익반죽을 끓는 물에 넣은 다음 언제 건져내야 할지 궁금하시죠. 흔히 익은 반죽이 물 위로 떠오르면 꺼내는데, 바로 꺼내지 말고 30초 정도 두었다고 불을 끄고 건져내는 게 좋아요. 쑥 두유라테를 만들 때는 꿀은 개인의 입맛에 따라 양을 조절해서 넣으면 돼요. 두유 자체에 단맛이 있는 제품도 있기 때문에 꼭 맛을 보면서 양을 조절하세요.”

[향애단자]
재료 준비
데친 쑥 200g, 찹쌀가루 6컵, 소금 1/2큰술, 밤고물(찐 밤 250g, 소금 1작은술), 밤소(찐 밤 250g, 꿀 1/2컵, 소금 1작은술)

향애단자에 필요한 재료.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향애단자에 필요한 재료.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만드는 법
1. 쑥은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데친 다음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빼주고 잘게 썬다.

2. 찹쌀가루 4컵에 소금과 데친 쑥을 넣고 절구에 찧은 다음 여러 덩어리로 만들어 끓는 물에 삶아낸다.
3. 삶아낸 쑥떡에 남은 쌀가루 2컵을 넣고 매우 치댄다.
4. 찐 밤은 체에 걸러 가루로 만들어 반으로 나눈 뒤 반은 고물로 쓰고, 반은 소금과 꿀을 섞어 소를 만들어 놓는다.
5. ③의 떡 반죽을 떼어 밤소를 넣고 둥글게 빚은 후 끓는 물에 삶아 익힌 다음 찬물에 담가 식힌다.

6. 물기를 뺀 단자에 소금을 섞은 밤고물을 묻혀 낸다.

[쑥 두유라테]
재료 준비

쑥 가루 2큰술, 두유 1컵(200mL), 꿀 1/2큰술

쑥 두유라테에 필요한 재료.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쑥 두유라테에 필요한 재료. 사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만드는 법
1. 두유는 따뜻하게 데워준다.

2. 쑥 가루에 데워진 두유 2큰술을 넣고 쑥 베이스를 만든다.
3. 데워진 두유에 ②의 쑥 베이스를 섞는다.

4. 취향에 따라 꿀을 넣어 먹는다.

윤숙자 소장, 정리=강미숙 쿠킹 객원기자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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