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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겐 욕하면서 남친에겐 다 퍼줘요…19살 딸, 문제는 세살 때

중앙일보

입력

☞아이는 소중합니다. 그런데 삶은 불확실하죠. 때문에 아이를 키운다는 건 누구에게나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일 겁니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위협이 얹어졌습니다.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가 hello! Parents와 함께 [괜찮아,부모상담소] 시즌 2를 연 이유입니다. 신의진 교수는 지난 1월부터 아이에 대한 고민을 가진 양육자를 비대면으로 직접 만나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말 못할 육아 고민, 여러분도 갖고 계시진 않은가요? 신의진 교수의 [괜찮아,부모상담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사연 신청은 hello! Parents 홈페이지를 구독한 뒤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메일(helloparents@joongang.co.kr)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만 19살, 16살 두 딸을 둔 엄마입니다. 큰 딸 소진이(가명)에 대한 걱정 때문에 상담을 신청하게 됐습니다. 소진이는 본인의 감정을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는지 화가 나면 물건을 집어 던지고 말을 더듬습니다. 부모에게 욕을 하기도 해요. 다른 사람과 대화도 잘 못할 정도로 순진하면서도, 겁 없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통해 남자들을 만나고요. 첫째 방이 지저분해 청소해주다가 피임도구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남자와의 관계를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 고민입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제 기억에 소진이는 초등학교 때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면서 욕을 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아이가 또래에 비해 더딘 면이 있어요. 하지만 학교 선생님들은 소진이를 정말 예뻐했어요. 주말에 아이를 따로 불러 맛있는 음식도 사줄 정도였거든요. 한편으론 자격지심 때문에 엇나가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동생이 큰 아이에 비해 뭐든 월등히 잘하거든요. 소진이 정말 통제 불가능한 아이인 걸까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진이가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런 경우 어렸을 때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요, 소진이는 어렸을 때 누가 키웠나요?”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이지민씨(가명)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소진이가 어린 시절 양육자와의 애착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다른 사람과의 관계 맺기, 그러니까 사회성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는 겁니다.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서 ‘선긋기’를 제대로 못하는 게 부실한 애착관계로부터 발생하는 대표적인 문제라는 것이죠. 신 교수는 “만 세 돌까지가 애착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지민씨와 신의진 교수의 상담은 지난 1월 17일 줌을 통해 30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헬로 페어런츠(hello! Parents)는 이지민씨의 동의를 얻어 상담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아이의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양육자라면, 혹시 영유아기 애착 형성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닐지 고민해보세요.

부모에겐 욕하면서, 타인에겐 잘하는 아이 

신) 소진이가 기분 안 좋을 땐 정확히 어떻게 표현하나요?
이) 둘째의 경우엔 또박또박 대화가 되는데, 첫째는 말이 평소보다 더 어눌해집니다.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해 욕을 하며 물건을 집어 던져요.
신) 가족들에게 과격한 태도를 취한 게 혹시 언제부턴가요?
이) 중학교 올라갔을 때로 기억합니다.

신) 그럼 중학교 이전엔 어떤 아이였나요?
이) 우리 집안 첫째로 태어나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습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소진이를 정말 예뻐했어요. 친구들이랑 놀이공원에 갈 때 소진이를 데려간 유치원 선생님도 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은 카카오톡 배경에다가 소진이 사진을 올리고, 주말엔 스파게티랑 피자 먹으러 가자고 할 정도였어요.
신) 선생님들은 소진이의 어떤 점이 예쁘길래 그렇게까지 했을까요?
이) 인사도 잘하고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대답을 잘한다고 해요. 집에선 전혀 볼 수 없는 모습이니까 안 믿기죠.

신) 그랬던 아이가 왜 변한 걸까요?
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한테 따돌림을 당한 것 같아요. 아이가 좀 느린 편이거든요. 이 무렵 갑자기 욕을 하길래 ‘너 왜 그러니?’라고 물었더니, 아이가 ‘친구들이랑 대화할 때 욕을 안하면 왕따 당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선 쓰지 말고, 친구들이랑 얘기할 때만 한두 마디 정도 쓰라’고 했는데, 그게 버릇이 된 것 같아요.

문제의 열쇠는 애착 형성에 있었다  

신) 좀 더 과거로 가볼게요. 아이는 누가 키웠나요?
이) 맞벌이라 아이들 어렸을 때 외할머니가 주로 키웠어요. 주중엔 외가에서 할머니가 키우고, 주말에 집으로 데려와 제가 돌봤어요.
신) 언제부터 외할머니에게 소진이를 맡기셨죠?
이) 출산 후 3개월 정도 제가 보다 복직했어요. 그 뒤로는 쭉 아이들 외할머니가 키우신 겁니다.

신) 제가 보기엔 소진이 문제의 경우 어린 시절 주 양육자와 애착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 같아요. 세 돌까지가 애착 형성에 가장 중요한 시기에요. 아이가 믿고 의지하는 주 양육자는 명확하게 존재해야 해요.
이) 양육자와의 애착관계에 문제가 있다니 믿기지 않아요. 아이들 외할머니가 사랑을 많이 주셨거든요.
신) 영유아기 애착관계는 뇌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에게 욕하고 감정 조절을 못하는 건 얼핏 애착관계와는 상관이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선생님들과 유독 친하게 지내거나, 남자와의 관계를 쉽게 맺는 것 모두 애착의 부재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신의진 교수의 [괜찮아,부모상담소] 상담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 기사입니다. 신의진 교수의 솔루션은 무엇이었을까요? 이 기사 뒤로는 영유아기 애착형성이 아이의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아이가 애착의 부재를 겪었다면 양육자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의 내용이 이어집니다. 전체 기사는 중앙일보가 밀레니얼 양육자를 위해 만든 hello! Parents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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