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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의 일성 "통합의 정치, 새로운 희망의 나라…국민만 보고 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일성은 ‘통합’, 그리고 ‘협치’였다.

10일 오전 10시 반쯤 서울 서초동 자택을 나온 윤 당선인은 기다리던 시민들의 환호 속에 차량에 올랐다. 이어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에 참배했다. 방명록엔 “위대한 국민과 함께 통합과 번영의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당선인이 대국민 당선 인사를 위해 찾은 국회도서관 지하 1층 강당 배경에도 “통합의 힘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대한민국”이란 문구가 내걸렸다.

"통합의 정치, 새로운 희망의 나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당선인은 이날 당선 인사를 통해 “국민께선 26년간 권력에 굴하지 않았던 제 소신에 희망을 걸고 저를 이 자리에 세우셨다”며 “나라의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는 개혁의 목소리,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 새로운 희망의 나라를 만들라는 준엄한 명령, 이러한 국민의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국민의 이익과 오로지 국익만이 국정의 기준이 되면 우리 앞에 보수와 진보의 대한민국도, 영ㆍ호남도 따로 없을 것”이라며 “저 윤석열, 우리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정부의 잘못은 솔직하게 고백하겠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털어놓고 국민 여러분께 이해를 구하겠다”며 “국민을 속이지 않는 정직한 정부, 국민 앞에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국회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질문엔 “여소야대 상황을 통해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정치가 훨씬 성숙해 갈 수 있는 기회”라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다 국가와 국민을 생각해 일하러 오신 분들이기 때문에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날 윤 당선인이 강조한 ‘통합’과 ‘협치’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본다. 2위인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불과 득표율 0.73%포인트 차로 당선된 데다, 취임 이후 ‘거야(巨野)’를 상대해야 하는 윤 당선인 입장에선 야당과의 원만한 관계설정 없이는 윤석열 정부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권영세 총괄선대본부장 등 주요 인사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국민들께 인사한 후 박수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권영세 총괄선대본부장 등 주요 인사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국민들께 인사한 후 박수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는 윤석열 정부가 열어갈 청사진도 제시했다. 윤 당선인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어떠한 세력과 이념도 멀리하고 국민의 상식에 기반해 국정을 운영하겠다”며 “국민 개개인에게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고 자율과 창의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역동적인 나라,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고 일하는 사람이 더욱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부정부패는 내 편, 네편 가를 것 없이 국민 편에서 엄단하겠다”며 법치를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포스트 코로나’ 대책과 관련해선 “코로나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고통 분담에 적극 나서고 미래 준비도 철저히 하겠다”며 “앞으로 다가올 코로나 관련 경제, 방역, 보건, 의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인수위 내 조직을 구성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북정책에 대해선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되 남북 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尹, 이재명에 위로 전화…의장 만나선 "의회주의 존중"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기 위해 걸어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기 위해 걸어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대선 경쟁자였던 이재명 후보와 통화했다. 오전부터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미뤄졌다고 한다. 전주혜 대변인은 “이 후보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고, 당선인은 위로의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어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도 전화해 위로의 말과 협치에 대한 당부를 건넸다고 한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머리를 다친 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찾을 계획이었지만, 민주당 사정상 미뤘다고 한다.

윤 당선인은 오후 박병석 국회의장을 방문한 자리에선 “처음 뵀을 때 말씀드린 것처럼 늘 의회주의를 존중하는 정국운영을 하겠다고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장은 “저도 항상 대화와 타협을 위한 소통의 정치, 협치를 강조해왔다”며 “청와대 들어가시면 경청을 위한 큰 귀를 가지시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국회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을 주시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선물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선물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 의장 만남에 앞서 국회도서관 지하 강당에서 열린 윤 당선인 대선 캠프 해단식은 축제 분위기였다. 윤 당선인이 입장하자 참석자들이 모두 기립하며 환호했다. 윤 당선인이 남녀 청년보좌역 2명으로부터 당선증을 전달받자 캠프 관계자들은 윤 당선인의 이름을 연호하며 손뼉을 쳤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은 “우리 동지들과 함께하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겠나. 정말 꿈만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정부를 인수하면 국민의힘은 여당이 된다. 당정이 긴밀히 협의해서 정책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한다”며 “반면 대통령이 된 저는 모든 공무원을 지휘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당의 사무와 정치엔 관여할 수 없다. 여러분께서 저를 많이 도와달라. 저는 여러분들 도와드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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