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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창둥의 예언 실현될까? 징둥, 택배업계 왕좌 탈환 나선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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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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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중국에선 징둥(京東)닷컴이 더방(德邦·드본)택배 인수를 완료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지난 1월에도 징둥그룹의 더방 인수설이 돌았지만, 당시 더방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근거 없는 뜬소문이라고 주장하였지만 당일 더방택배의 주식은 일일 한도를 넘어 잠시 중지가 될 정도로 큰 화제가 됐다.

그러나 한 달 뒤인 2월 28일, 더방은 인수 소식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으며 더방택배의 CEO 추이웨이싱(崔維星)이 물러나며 징둥이 고위 임원을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와 동시에 더방택배의 주식 거래는 완전히 중단됐다.

징둥의 선택을 받은 더방택배는 어떤 기업일까.

ⓒ德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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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설립된 더방택배는 한 때 소(小)화물 업계를 제패한 주류 기업이었다. 2010년 매출 26억 위안을 기록하며 2018년 중국 A주에 상장했다. 당해 더방은 대규모 특급 배송사업의 변혁에 총력을 기울이며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수익은 매년 감소했다. 순펑(順豊), 안넝(安能) 과 같은 경쟁 업체가 대거 등장한 게 주효했다.

치열한 업계 경쟁 속 더방은 매년 마이너스 수익을 냈다.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더방의 사업 매출은 각각 112억 6000만 위안, 146억 6700만 위안, 100억 8200만 위안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3.76%, 28.69%, -6.5%의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 1월 28일 더방이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90% 하락할 예정이다. 더방의 주가는 최고점의 주당 30위안에서 주당 약 10위안으로 하락했으며, 상장 당시 300억 위안에 달하던 시가총액은 약 70%가 축소됐다.

ⓒ비쥬얼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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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운송연합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중국 물동량 순위에서 안넝(安能) 물류가 1,025만 톤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순펑(順豊) 익스프레스, 이미디다(壹米滴答), 바이스(百世) 익스프레스, 중퉁(中通) 익스프레스 순으로 나타났다.

'소(小)화물의 왕'이었던 더방택배는 6위로 밀려 물러날 수 없는 처지에 놓이며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즈옌컨설팅(智研咨询)에 따르면 순펑익스프레스의 시장 점유율은 2020년 20.3%로, 더방의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실적에서 알 수 있듯 더방은 현재 원가, 비용 등에서 큰 압박을 받고 있으며 현금 흐름과 사업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징둥은 왜 더방을 선택했을까

징둥의 물류 회사인 JD로지스틱스(이하 징둥물류)는 지난해 2월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하고 석 달 뒤 홍콩거래소에 상장했다. 이후 징둥물류는 빠르게 확장했으며, 지난 1년 동안 신설한 신규 물류 창고의 수가 450개에 달했다. 이는 2007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설립된 창고 수와 맞먹는 크기다. 징둥물류는 2021년 3분기 기준 약 1300개의 물류창고를 운영하고 있다.

징둥물류는 세계 최초로 전과정 무인 물류센터와 5G 물류 단지를 조성했고 중국 내 물류기업 중 스마트 물류 시스템 구축에 가장 적극적이다. 또 2018년 28개의 전과정 무인 물류센터 아시아1호(亚洲1号)문을 열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징둥 상하이 스마트 물류창고 아시아1호(亚洲1) ⓒ징둥

징둥 상하이 스마트 물류창고 아시아1호(亚洲1) ⓒ징둥

류창둥 회장이 2014년 회사 창립 기념일 축하의 일환으로 전기 삼륜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에 나섰다. ⓒ징둥닷컴

류창둥 회장이 2014년 회사 창립 기념일 축하의 일환으로 전기 삼륜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에 나섰다. ⓒ징둥닷컴

징둥은 자체 택배업체를 통해 업계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수년째 강력한 공급망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징둥에 구조적으로 부족한 게 있다면 바로 ‘화물 네트워크’다. 징둥은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택배'업을 주로 하는 기업이며, 화물 분야에선 여타기업보다 기반이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징둥에게 더방은 기회다. 더방은 전국망을 가진 대형 물류사로, 소량 화물, 다량 화물, 기업 3자 물류(보관, 금융, 배송) 등 주로 오프라인 기업 화물 등에 대응해왔다. 지금의 택배 공룡 순펑(順豊)과 치열한 경쟁을 했을 정도다.

또 더방의 상황이 마냥 악화한 것만은 아니다. 최근 더방의 실적은 다소 둔화하고 있지만, 수년간 화물 분야에서 축적해온 저변으로 매출은 여전히 여러 업체 가운데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운송연합의 데이터에 따르면 더방택배의 2020년 연간 매출이 106억 5000만 위안(약 2조 500억 원)으로 순펑익스프레스 다음으로 많았다.

2020년 1월~12월 소하물(零?) 업계 순위. ⓒ중국운송연합

2020년 1월~12월 소하물(零?) 업계 순위. ⓒ중국운송연합

따라서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징둥물류는 화물 분야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으며 비즈니스 레이아웃은 더욱 명확해지는 계기가 된다. 그뿐만 아니라 서비스 인력 규모와 화물 네트워크 범위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징둥은 더방 외에도 최근 물류 분야에서 여러 기업을 연속적으로 인수해왔다.  

지난해 3월엔 중국의 물류 플랫폼 다다(达达)에 8억 달러(9천44억 원)를 투자하며 지분 51%를 인수했다. 다다는 중국 주요 온 디맨드 유통 플랫폼의 하나인 JDDJ를 운영하면서 월마트 및 융후이 등에 한 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업계 전문가들은 징둥의 다다 투자는 홍콩 기업 공개(IPO)를 통해 물류 비즈니스 기반을 확대하려는 것과 때를 같이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다(达达)

ⓒ다다(达达)

또 징둥은 총 네 차례에 걸쳐 중국물류자산(中国物流资产)에 투자를 해왔으며 올 2월 약 75억 홍콩달러를 투자해 인수를 마쳤다. 이로써 징둥의 중국물류자산 지분율은 87.19%에 달했고, 후웨이(胡偉)징둥그룹 부총재가 리쓰파(李士發) 중국물류자산원 회장을 대신해 새 주인으로 등극했다.

중국물류자산은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해당사는 물류 인프라 개발 업체 겸 운영업체로, 여러 기업에 물류 창고를 임대하고 관리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물류자산(中国物流资产)

ⓒ중국물류자산(中国物流资产)

이는 택배업계 1위 순펑에도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류창둥(劉强東) 징둥그룹 회장은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중국 물류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은 순펑(順豊)과 징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순펑택배의 실력을 높게 평가하는 동시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징둥닷컴

ⓒ징둥닷컴

징둥의 "자체 창고 건설", "창고 일체형"의 사업 모델과 달리, 순펑은 종단에서 종단까지 분류하는 중계 물류 모델을 채택하고 중국 전역 46곳의 산업단지 내 물류 단지를 건설했다. 또 화물 수송 속도를 높여 물류 수송을 빠르게 실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징둥은 말단 배송망이나 선로 수송력 면에서 순펑에 훨씬 뒤처져있다.

매출 면에서도 순펑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21년 상반기 순펑익스프레스는 883억 위안의 매출을 올린 반면 징둥물류의 매출은 485억 위안으로 순펑의 절반에 그쳤다. 또 같은 기간 징둥의 매출 총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3.65%, -31.39%인 반면, 순펑의 두 수치는 각각 10.1%, 0.47%를 기록했다.

ⓒSF 익스프레스

ⓒSF 익스프레스

순펑익스프레스가 중국 택배업계 1위 왕좌를 지키며 고전하고 있지만, 징둥의 이 같은 거침없는 행보는 순펑에겐 큰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징둥물류의 더방택배 인수가 중국 물류 거물 '순펑익스프레스'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게 될지, 또 징둥물류가 중국 물류업계의 왕좌를 탈환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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