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승한 20대 대통령 당선인 윤석열, “국민통합 최우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민의 선택은 정권교체였다. 9일 치러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99.8% 개표가 진행된 10일 오전 5시30분 기준 48.57%를 득표해 47.81%를 기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5년 만의 정권 교체로 1987년 민주화 이후 이어져온 진보ㆍ보수의 10년 집권 주기설이 깨졌다. 대선 기간 내내 과반이던 정권 교체 여론이 정치 신인 윤석열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세운 것이다.

윤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된 10일 새벽 국회 도서관에 차려진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을 찾아 “오늘 이 결과는 저와 국민의힘, 안철수 대표와 함께한 국민의당의 승리라기보다는 위대한 국민의 승리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당선 축하 꽃다발을 받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당선 축하 꽃다발을 받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윤 당선인은 이재명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향해 “두 분께도 감사드리고,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우리 모두 함께 큰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며 “모두 힘을 합쳐서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선인 신분에서 새 정부를 준비하고 대통령직을 정식으로 맡게 되면 헌법 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후보는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승복했다.

승자와 패자는 갈렸지만, 그 과정은 말 그대로 피 말리는 접전이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불과 0.76%포인트. 역대 대선에서 격차가 가장 적었던 15대 대선(김대중 40.27%, 이회창 38.74%)의 1.53%포인트 차이의 절반이었다. 0.6%포인트 차이(윤 당선인 48.4%, 이 후보 47.8%)였던 KBSㆍMBCㆍSBS 방송 3사 출구 조사 결과와 대동소이했다.

최종 투표율은 77.1%로 잠정 집계됐다. 애초 4, 5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역대 최고치인 37.93%를 기록하며 1997년 15대 대선 이후 처음으로 80%를 넘어설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왔지만, 지난 19대 대선 최종투표율(77.2%)보다 오히려 0.1%포인트 낮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1년 사법고시에 합격(사법연수원 23기)한 윤 당선인은 26년간 강골 검사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구속기소 하는 등 진영을 떠나 선 굵은 수사를 도맡았다. 그가 대중의 뇌리에 각인된 건 2013년으로, 국정원 댓글 조작사건을 수사하며 상부와 마찰을 빚던 중 이를 폭로하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이 일로 평검사로 좌천됐던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수사팀장을 맡아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을 구속기소 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된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구속기소 하며 일각에선 ‘보수의 원흉’이라고까지 불렸다.

하지만 여권과의 봄날은 잠깐이었다. 여권의 총아이던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를 기점으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등 문재인 정부의 심장을 겨눴다. 조 전 장관 후임이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극한 대립 끝에 지난해 3월 사표를 던졌다. 이 과정을 거치며 ‘보수의 적자’로 떠오른 그는 6월 29일 ”공정과 상식, 법치를 바로 세우겠다“는 말로 대선판에 뛰어들었고, 254일 만의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윤 당선인의 대선 승리와 관련해 윤 당선인의 어릴 때 친구이자 법학자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친구로서 쓴소리할 때는 이젠 지난 것 같다“면서도 이런 촌평을 남겼다.

”윤 당선인의 성향과 철학에 비춰볼 때, 과하게 우클릭하는 발언까지 해가며 대선을 치렀다. 하고 싶지 않은 말까지 해가며 많은 세력을 정권교체 대열에 합류시키기 위해서였을 텐데, 쓸개를 씹는 심정이었을 거다. 승부사적 기질과 인내심, 전략적 사고에 기반한 것이다. 집권하면 본연의 캐릭터대로 공정과 상식에 충실한 통합의 리더가 될 거라 본다. 자기 진영만이 옳다는 오만이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 이제, 또 다른 진영의 논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