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선날인 9일 오후 6시 현재 투표율이 75.7%를 기록한 가운데, 전국 곳곳에 마련된 이색 투표소가 눈길을 끈다.
이번 대선 총선거인 수 4419만7692명, 전국엔 1만4464개의 투표소가 마련됐다. 투표소는 보통 학교, 주민센터, 관공서 등에 설치되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는 경우 민간시설에 마련되기도 한다. 이번엔 고깃집을 비롯해 예식장 신부대기실, 태권도장, 검도관, 자동차대리점, 카페, 야구부 훈련장 등에 투표소가 마련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보통 학교·주민센터 등의 1층에 설치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민간의 다른 장소로 구하기도 한다"며 "해당 공공기관의 사정에 따를 수도 있고 민간시설이 접근성 등 투표 참여를 높일 수 있는 곳도 많다"고 밝혔다. 민간 시설이 투표장소로 사용될 경우 선관위는 일정 금액의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한다.
한편 전국 투표소에선 이런저런 소란도 일었다. 현장에서 소동을 피우거나 투표용지를 찢는 등 불법 행위 사례가 잇따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투표소에서 욕설하며 행패를 부린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50대 남성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이날 오전 7시 35분부터 20여분 동안 광주 서구 한 투표소에서 "투표소가 왜 2층에 있느냐. 선관위에서 시킨 거냐?"며 소동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전남 나주의 한 투표소에서도 40대 남성이 술에 취해 선거사무원들에게 고함을 치며 선거 사무를 방해해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투표용지를 다시 받기 위해 이미 기표한 투표지를 찢어 훼손한 유권자도 있었다.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8시 56분쯤 광주 광산구 한 투표소에서 기표 용구가 제대로 찍히지 않았으니 투표지를 새로 달라며 기존에 받은 투표용지를 찢은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선거인 B씨를 광주지검에 고발했다.
전남 영광에서는 이날 오전 10시쯤 60대 남성이 기표소 내에서 기표를 마친 투표지를 촬영했다가 적발돼 경찰에 입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