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두 번째 기회가 와서 가슴에 ‘Z’를 새길지 말지 선택해야 한다면 똑같이 할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Z’ 표시를 달고 시상대에 올라 전 세계의 분노를 자아냈던 러시아 체조 선수 이반 쿨리악(20).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기계체조 월드컵 남자 평행봉에서 쿨리악은 유니폼 전면 가슴 부근에 흰색 테이프로 알파벳 ‘Z’ 표시를 붙이고 나왔다. 동메달(3위)에 그친 쿨리악이 금메달을 딴 우크라이나의 일리야 코브툰과 함께 시상대에 오를 때도 ‘Z’ 마크를 그대로 달고 나왔다.
‘Z’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탱크와 트럭, 발사대 등에 부착된 표식으로, 러시아에서는 ‘승리’를 의미한다. 러시아어로 ‘승리를 위하여(Za pobedy)’의 첫 글자와 같다. 서쪽(Zapad),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다른 특수 임무를 의미한다는 주장도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지자들도 ‘Z’ 표식을 쓰고 있다.
국제체조연맹이 쿨리악의 충격적이고 경악스러운 행동에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장기간 출전 금지와 동메달 발탁 가능성에도 쿨리악은 꿈쩍 안 했다.
반성 없는 쿨리악이 지난 화요일 러시아 투데이와 가진 인터뷰를 8일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작년에 러시아 군대에서 훈련을 받았던 쿨리악은 “난 우리 군대에서 그 것을 보았고 이 표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봤다. ‘승리를 위해’, ‘평화를 위해’란 뜻이다. 난 누구에게도 나쁜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저 내 입장을 보여줄 뿐이다. 난 선수로서 항상 승리하고 평화를 위해 뛸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 쿨리악은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똑같이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FIG의 징계에 따라 체조 국제대회 출전이 막힌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