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유보한 2030여성, 安지지자 많다”…정의당이 거는 마지막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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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심상정이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득표로 양당 체제를 세차게 흔들 수 있을 때, 비로소 양당이 배제한 수많은 시민들이 주류가 되는 길이 열리지 않겠습니까"라며 "심상정에게 소신 투표해달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심상정이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득표로 양당 체제를 세차게 흔들 수 있을 때, 비로소 양당이 배제한 수많은 시민들이 주류가 되는 길이 열리지 않겠습니까"라며 "심상정에게 소신 투표해달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9일 “심상정에게 주시는 소신의 한표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투표 유보층을 향한 마지막 호소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심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투표 독려 메시지에서 “심상정 지지는 다음에 하라는 말, 지난 20년 동안 들어와서 익숙하다. 저에게 주는 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말 또한 수도 없이 반복됐다”며 “그러나 심상정에게 주신 표는 분명히 세상을 바꾸고, 정치와 시대를 교체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심상정은 표가 떨어져도 페미니즘을 떨어뜨리지 않았다. 반응이 덜해도 기후위기 경보를 울려왔다”며 “(심상정에게 주는 한 표는) 성평등 대한민국, 녹색 기후선진국, 다원적 민주주의를 앞당기는 강력한 힘이 된다”고 호소했다. 심 후보는 특히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거대 양당 후보를 찍으려는 유권자를 타깃으로 “여러분의 소신에 투표해달라”, “소신을 뒤로 미루지 말아달라” 등의 말을 반복했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 마석 모란공원에 있는 고 노회찬 전 의원 묘소를 참배한 뒤에도 “역대급 비호감 대선 현상은 그 자체가 양당 독점정치 폐막의 징후”라며 “이번이 양당정치의 마지막 장이 되길 바라는 시민들께서 기호 3번에 소신투표 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9일 오전 경기 마석 모란공원의 고 노회찬 전 의원의 묘소를 참배를 다녀온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50년 (양당 정치 체제) 불판이, 어느덧 70년 불판이 되었다″며 ″불판 가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하늘에서도 탄식하고 계실 것″이라고 적었다. 정의당 제공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9일 오전 경기 마석 모란공원의 고 노회찬 전 의원의 묘소를 참배를 다녀온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50년 (양당 정치 체제) 불판이, 어느덧 70년 불판이 되었다″며 ″불판 가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하늘에서도 탄식하고 계실 것″이라고 적었다. 정의당 제공

지난 19대 대선에서 6.17%의 득표율을 얻었던 심 후보의 당초 이번 선거 목표는 ‘두자릿수 득표율’이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줄곧 2~3% 지지율을 기록했던 심 후보 측은 현실적으로 이 목표 달성은 어려워졌다고 보면서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보층 표심에 일말의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지지층 중 일부가 심 후보 쪽으로 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바닥민심을 들어보면, 안 후보를 지지했던 2030세대 가운데 ‘마음을 정하지 못해’ 사전투표를 못했다는 유권자가 꽤 된다”며 “양당에 대한 비토 정서가 큰 이들이 결국 제3지대에 남은 심 후보 쪽으로 모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또 2030 여성층 상당수도 여전히 심 후보 지지로 남아있다고 분석한다. 이 관계자는 “여성 청년층 사이에는 막판까지 고민이 상당히 깊은 분위기”라며 “이들에게 ‘망설이지 말고 심상정을 찍어달라’, ‘심상정 표가 있어야 된다’고 호소했던 막판 메시지 기조가 어느 정도 소구력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캠프 핵심 인사는 “양강 후보로의 결집력 때문에 여성층이 일부 이동할 순 있겠지만, 비중이 크진 않을 것”이라며 “특히 기존 정의당 지지층 사이에는 사표 방지보다는 소신 투표를 택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마지막 선거운동을 마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9일 새벽 충남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고은호 소방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심 후보는 ″나라를 위해서 봉사하고 헌신하다 희생되신 분이기 때문에 꼭 와서 가시는 길 인사를 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정의당 제공

마지막 선거운동을 마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9일 새벽 충남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고은호 소방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심 후보는 ″나라를 위해서 봉사하고 헌신하다 희생되신 분이기 때문에 꼭 와서 가시는 길 인사를 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정의당 제공

심 후보는 노 전 의원 묘소 참배에 앞서 이른 새벽에는 고 고은호 소방관의 빈소도 조문했다.울진·삼척 산불 현장에서 진화 업무를 하던 중 과로사로 숨진 고 소방관의 빈소에서 심 후보는 “정치가 시민의 삶을 챙기고, 사람 목숨을 정말 귀하게 여기는 사회로 바뀌어야 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낮부터 자택에 머물며 개표 결과를 기다리다 결과 윤곽이 드러나는 자정 전후로 여의도 당사에 꾸려진 상황실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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