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9일 “심상정에게 주시는 소신의 한표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투표 유보층을 향한 마지막 호소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심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투표 독려 메시지에서 “심상정 지지는 다음에 하라는 말, 지난 20년 동안 들어와서 익숙하다. 저에게 주는 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말 또한 수도 없이 반복됐다”며 “그러나 심상정에게 주신 표는 분명히 세상을 바꾸고, 정치와 시대를 교체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심상정은 표가 떨어져도 페미니즘을 떨어뜨리지 않았다. 반응이 덜해도 기후위기 경보를 울려왔다”며 “(심상정에게 주는 한 표는) 성평등 대한민국, 녹색 기후선진국, 다원적 민주주의를 앞당기는 강력한 힘이 된다”고 호소했다. 심 후보는 특히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거대 양당 후보를 찍으려는 유권자를 타깃으로 “여러분의 소신에 투표해달라”, “소신을 뒤로 미루지 말아달라” 등의 말을 반복했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 마석 모란공원에 있는 고 노회찬 전 의원 묘소를 참배한 뒤에도 “역대급 비호감 대선 현상은 그 자체가 양당 독점정치 폐막의 징후”라며 “이번이 양당정치의 마지막 장이 되길 바라는 시민들께서 기호 3번에 소신투표 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6.17%의 득표율을 얻었던 심 후보의 당초 이번 선거 목표는 ‘두자릿수 득표율’이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줄곧 2~3% 지지율을 기록했던 심 후보 측은 현실적으로 이 목표 달성은 어려워졌다고 보면서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보층 표심에 일말의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지지층 중 일부가 심 후보 쪽으로 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바닥민심을 들어보면, 안 후보를 지지했던 2030세대 가운데 ‘마음을 정하지 못해’ 사전투표를 못했다는 유권자가 꽤 된다”며 “양당에 대한 비토 정서가 큰 이들이 결국 제3지대에 남은 심 후보 쪽으로 모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또 2030 여성층 상당수도 여전히 심 후보 지지로 남아있다고 분석한다. 이 관계자는 “여성 청년층 사이에는 막판까지 고민이 상당히 깊은 분위기”라며 “이들에게 ‘망설이지 말고 심상정을 찍어달라’, ‘심상정 표가 있어야 된다’고 호소했던 막판 메시지 기조가 어느 정도 소구력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캠프 핵심 인사는 “양강 후보로의 결집력 때문에 여성층이 일부 이동할 순 있겠지만, 비중이 크진 않을 것”이라며 “특히 기존 정의당 지지층 사이에는 사표 방지보다는 소신 투표를 택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노 전 의원 묘소 참배에 앞서 이른 새벽에는 고 고은호 소방관의 빈소도 조문했다.울진·삼척 산불 현장에서 진화 업무를 하던 중 과로사로 숨진 고 소방관의 빈소에서 심 후보는 “정치가 시민의 삶을 챙기고, 사람 목숨을 정말 귀하게 여기는 사회로 바뀌어야 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낮부터 자택에 머물며 개표 결과를 기다리다 결과 윤곽이 드러나는 자정 전후로 여의도 당사에 꾸려진 상황실을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