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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개방' 상징 맥도날드 철수…"마지막 빅맥" 수백미터 줄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990년 맥도날드가 모스크바 푸쉬킨광장에 첫 매장을 연 날의 풍경. 맥도날드는 8일 러시아에서 영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1990년 맥도날드가 모스크바 푸쉬킨광장에 첫 매장을 연 날의 풍경. 맥도날드는 8일 러시아에서 영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을 대표하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맥도날드가 러시아에서 문을 닫기로 했다. 1990년 맥도날드가 러시아(당시 소련)에 진출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전 세계 기업에 대한 '러시아 철수'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맥도날드도 '러시아 보이콧'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CEO는 이날 직원과 가맹점주에 보낸 e메일을 통해 "러시아 850개 매장 영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며 "맥도날드는 상황을 계속 주시해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도 맥도날드가 영업을 지속하자,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맥도날드 보이콧'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러시아의 빅맥 사랑은 각별했다. 맥도날드가 문을 닫겠다고 한 이날 '마지막 빅맥'을 사려고 몰려든 소비자로 매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해외 커뮤니티 '레딧'과 유튜브 등엔 이날 오후 모스크바의 한 드라이브 스루 매장 주변으로 버거를 사려고 수백m 늘어선 자동차 행렬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미국의 많은 식품 프랜차이즈가 러시아에 진출했지만, 그중 맥도날드는 상징적인 브랜드였다. 가디언에 따르면 1990년 3월 1일 맥도날드가 모스크바 푸쉬킨광장에 첫 매장을 열었을 때, 약 3만8000명의 '소련인'이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빅맥'을 맛보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맥도날드는 문을 닫더라도 러시아 매장 직원과 공급업체 등 6만2000명에 대한 급여는 계속 지급하기로 했다. 맥도날드는 앞서 우크라이나에서도 100여개 매장을 닫았지만, 직원 급여는 지급 중이다.

가디언은 이번 조치가 맥도날드 수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맥도날드 전체 매출 중 러시아·우크라이나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다.

이날 스타벅스도 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러시아 스타벅스는 쿠웨이트 기업 알샤야그룹이 운영 중이며, 매장은 약 130개 정도다. 또 코카콜라와 펩시도 영업 중단이라는 '러시아 보이콧'에 동참했다. 다만, 이들 기업은 유아식과 우유 등은 제외한다고 밝혔다. 앞서 리바이스, 이케아, 유니레버 등 다수의 글로벌 소비자 브랜드도 러시아에서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지난 6일 CNN과 인터뷰에서 "모든 서방 기업은 인도적 차원에서 러시아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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