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우승을 목표로. 등번호 29번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은 김광현(34)이 우승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김광현은 9일 SSG 구단을 통해 "친정팀에 돌아와 기쁘다. 많은 것이 친숙하지만 SSG 유니폼은 처음 입어 감회가 새롭다. 기분 좋다. 이렇게 다시 등번호 29번을 달 수 있는 날이 와서 기분이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 생각을 하지 않고,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광현은 팬들에게 가장 먼저 인사했다. "팬 여러분을 다시 만나게 되어 너무 반갑고, 항상 한결 같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SSG랜더스가 우승하는 그날을 기대하며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이어가려던 김광현은 노사협정으로 결국 한국행을 택했다. 김광현은 "한국에 온 10월부터 지속적으로 구단과 이야기를 나눠왔지만, 꿈을 위한 도전이었기 때문에 그 꿈을 접기가 힘들었다. 그럼에도 구단주님께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것으로 알고 있고, 사장님, 단장님, 감독님 모두 여러 차례 전화도 주시고 자주 소통하면서 다시 팀으로 복귀하게 됐다. 모든 이의 목표는 한 가지"라고 했다.
김광현이 말한 한 가지는 바로 우승이다. SK 와이번스 시절 네 차례 우승을 경험했지만, 새롭게 SSG 랜더스로 출발한 뒤 첫 우승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김광현은 "우승을 하려면 네가 필요하다"는 말이 가장 진정성이 느껴졌다. 나 또한 SSG 랜더스가 우승하는 모습을 그려봤는데, 상상해보니 감동적이었다. 내 마음을 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시즌 뒤 SSG와 재계약한 추신수는 "광현이와 함께 뛰고 싶다"는 인터뷰를 했다. 최정 역시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김광현은 "신수형도 그랬고 정이 형도 한 달에 한 번은 통화했었는데, 사실 반협박처럼 들렸다. 형들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나를 꾀었다"며 웃었다. 김광현은 "돌아오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아쉬워하시는 팬들도 계시지만, 한국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다들 연락을 많이 주셨다. '축하한다' '환영한다'고 했다. 말보다 좋은 성적으로 팀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후배들에게는 짧다면 짧은 2년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배웠던 것들을 알려주고 싶다. 잔소리는 줄이고 포인트만 콕콕 찝어서 가르쳐줄 수 있는 족집게 강사 같은 선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년간의 미국 생활에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 김광현은 "기술적인 부분도 차이가 있겠지만, 생각 자체가 많이 다른 것 같다. 나이가 많아봐야 대학생, 20대 초중반의 선수들도 ‘어떻게 하면 야구가 인기가 많아질까?’를 늘 고민하고 노력한다. 가장 기본적인 부분인데 그런 부분들을 개인들이 스스로 많이 생각하더라. 생각이 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팬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한국과 많이 다르다. 프런트를 포함해 선수들도 반성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팬 서비스에 있어서 더 발전해야 한다. 야구를 할 때는 물론 플레이에 집중해야겠지만, 경기 전후 팬들에게 하는 행동과 말투, 그리고 서비스까지도 '확실히 미국 선수들은 다르구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SSG는 창단 첫해 6위로 가을 야구를 하지 못했다. 시즌 최종전 결과에 따라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있었지만 결과는 나빴다. 김광현은 "지난 시즌 경기를 봤다. 마지막 경기 때도 라커룸에서 봤다. 시즌 초반에는 계속 잘하고 있다가 조금씩 가을이 가까워지면서 성적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아쉬웠다. '내가 없어서 그런가'란 생각도 했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광현은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김광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코로나19로 인해 야구장에도 오지 못하시고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힘드셨겠지만, 올해는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야구장을 많이 찾아와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지금까지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을 팬 여러분들께 선사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