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정황…연내 핵실험·ICBM 발사 가능성”

지난 4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위성사진. 새 건물과 시설 보수용 목재가 보인다. [뉴스1]

북한이 2018년 5월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복구하는 정황이 최근 포착됐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밝혔다. 인공위성 발사 카드를 꺼내며 국제사회가 정한 레드라인에 다가선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프로그램 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군사 전문 블로그 암스컨트롤윙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루이스 소장은 상업용 인공위성 기업인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달 18일과 지난 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비교 분석한 결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시설을 신축·보수하는 정황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지난달 18일 공터였던 공간에 건축용 목재와 톱밥 등이 쌓여 있는 모습이 지난 4일 촬영된 사진에 담겼다. 또 핵시설 내 기존 건물이 있던 자리에 새 건물이 들어서고 시설 보수를 위해 벌목한 목재를 쌓아둔 모습도 확인됐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은 건물과 갱도 지주 공사에 상당한 목재를 사용하고 있다”며 “최근에 포착된 이런 변화들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로운 활동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폭발력 100kt 이상의 대형 수소폭탄 시험이나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위한 새로운 전술핵무기를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정보공동체(IC)는 합동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IC를 총괄하는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지난 7일 공개한 중앙정보국(CIA) 등 17개 정보기관이 함께 작성한 31쪽 분량의 ‘미 정보당국의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를 통해서다.

보고서는 북한을 중국·러시아·이란 등과 함께 주요 위협으로 명시하면서 “북한이 지난 1월 ICBM 발사, 핵실험 등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치적 목표’와 관련해 “북한이 지역 안보 환경을 유리하게 바꾸기 위해 주기적으로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북한은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는 한·미 간 시각차를 이용해 긴장 고조와 상징적인 태도를 오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한·미 동맹 약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중국을 미국의 최대 위협으로 평가하면서 “역사상 최대 규모로 핵전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무기 다변화에도 나서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상진·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