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미 밖으로 대피하기 위해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몇몇 도시에서 인도주의 통로를 통한 민간인 대피가 이뤄졌다.
앞서 인도주의 통로를 통한 민간인 대피가 추진됐지만, 공격이 재개되면서 무산된 바 있었다. 이날은 실제로 대피가 이뤄졌다.
로이터·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수도 키이우에서 약 300㎞ 떨어진 동부 도시 수미에서 1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대피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온라인에 올린 영상을 보면 수미에서 눈이 쌓인 도로를 따라 움직이는 버스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마리우폴에서도 빨간 십자가가 그려진 노란색 버스에 사람들이 탑승하는 모습이 담겼다.
드미트로 지비스키 수미주(州) 주지사는 이날 유학생 1000명을 포함한 민간인이 버스와 개인차량으로 도시를 빠져나갔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수미∼폴타바 인도적 통로로 723명이 탈출했다"면서 "이중 576명은 인도 국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 이고리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이날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수미, 하르키우, 마리우폴 등 5개 도시에서 인도주의적 통로를 개설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러시아 시간으로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4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포격을 중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영상으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러시아 국경에서 32㎞ 떨어진 수미시에서 인근 폴타바시 중심에 이르는 노선을 따라 12시간 동안 러시아군의 공격이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이 키이우 북서쪽의 이르핀시에서 탈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 이르핀에서도 인도주의 통로를 통한 대피가 시작됐다. 러시아군에 포위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도 대피가 추진됐지만, 완전한 휴전이 유지되지는 않는 모양새다.
AP 통신은 이날 적십자 마크를 단 버스 30대가 물·의약품을 싣고 마리우폴로 출발했다고 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마리우폴 주변에 포격 사실이 계속 보고되고 있어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남부 도시 헤르손에서 외국인 223명을 대피시켰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당초 10개의 인도주의 통로를 제안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의 거부로 이날 수미 한 곳만 개설됐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대피한 민간인들을 어디로 인도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피란민들을 러시아나 벨라루스로 보내는 것을 거부해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페이스북에서 "적이 정확히 인도적 통로에 공격을 개시했다"며 "(러시아군이) 어린이, 여성, 노년이 도시를 떠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