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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착취" 靑청원 오른뒤…설악산 마지막 지게꾼 잘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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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생활의 달인' 방송화면 캡처

사진 SBS '생활의 달인' 방송화면 캡처

설악산 마지막 지게꾼 임기종씨가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출연 이후 불거진 노동착취 논란에 끝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지난달 이 방송에 출연한 임씨는 45년간 설악산 지게꾼으로 살아온 삶을 담담히 고백해 화제가 됐다. 지게에 짐을 가득 싣고 산을 오르내렸던 그는 당시 "비선대까지 가는데 8000원, 비룡폭포까지 6000원, 흔들바위는 2만원, 대청봉은 25만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 이후 임씨가 노동 강도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임금을 받는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지적이 이어지면서 노동착취 논란이 불거졌다. '임씨가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고, 설악산 국립공원 사무소 홈페이지 등에는 민원이 이어졌다.

임씨는 7일 방송된 SBS '생활의 달인'에서 논란 끝에 결국 일을 그만두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그 프로그램을 보고 사람들이 오해하더라, 그게 아닌데"라며 "그 오해를 풀어야 하는데 (일을 주는 사람들이) 그만두라고 하더라, 힘들어서 그만둬야겠다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또 "그것(임금 논란) 때문에 말이 엄청 많았다, 그 화살이 나한테 꽂히다시피 하더라"라며 "나는 그런 쪽으로 (방송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착취한다는 식으로 되니까 (일을) 다시 시키게 되면 (사람들이) 나를 노예로 부린다고 생각한다고 이제 나를 쓸 수가 없다고 얘기를 하더라"라고 말했다.

사진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방송화면 캡처

사진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방송화면 캡처

이날 임씨는 마지막 배달을 앞두고 "오랜만에 짐을 져서 기분이 좋은데 이제 마지막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설악산이 어떤 의미냐'라는 질문에는 "내 부모같이 품어주고 안아주고 푸근하다"라고 했다. 또 은퇴 후엔 장애인 보호시설에 맡긴 아들과 함께 살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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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씨는 16살부터 설악산 지게꾼 생활을 하며 번 돈으로 불우이웃과 어르신들을 도운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장애아동 보호시설과 노인 보호시설 등에 그가 기부한 금액만 1억원이 넘는다. 그는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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