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반도체 테스트 국내 1위 테스나 인수…사업재편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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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사옥. [사진 두산그룹]

두산그룹이 국내 웨이퍼 테스트 분야 1위 업체인 테스나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발전)·산업기계 부문과 함께 반도체 부문을 주력사업으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두산은 8일 열린 이사회에서 테스나 인수를 결의하고 테스나 최대주주인 에이아이트리 유한회사와 주식매매 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에이아이트리가 보유한 테스나의 보통주·우선주·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지분 전량(38.7%)을 4600억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이다.

테스나는 시스템 반도체 제품 테스트 전문기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카메라 이미지센서(CIS), 무선통신칩(RF) 등에 대한 테스트를 주력으로 하며 특히 국내 웨이퍼 테스트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테스나는 지난해 매출(별도기준) 2075억원, 영업이익은 5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6.6%, 영업이익은 76.8% 늘었다.

최근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성장하면서 웨이퍼를 조립·테스트·패키징하는 반도체 후공정 시장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빅데이터, 전기차 등으로 글로벌 산업 트렌드가 확장하고 있어서다. 두산 측은 “테스나의 시장 잠재력과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반도체 후공정 외주가 늘며 실적 성장세도 뚜렷하다”고 말했다.

두산은 향후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관련 분야로 진입 기회를 꾸준히 모색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반도체 후공정 전문회사로 사업영역을 점차 확대해 테스나를 한국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1위 반도체 테스트 전문업체로서 테스나의 경쟁력을 확고히 하고 중장기적으로 첨단 패키징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한편 두산은 지난달 28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받은 긴급운영자금 3조원을 조기 상환하면서 23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벗어났다. 두산 관계자는 “반도체 분야는 미래 산업 전방위에 걸쳐 지속적인 고성장이 전망되는 산업”이라며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테스나를 한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후공정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