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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모바일 홈트 왕, 9000만 비만 인구 등에 업고 IPO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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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확 뜬 중국 모바일 홈트왕, ‘KEEP’

코로나 19로 중국에서도 헬스장, 체육관 등 실내 운동 시설이 문을 닫고, 사람들이 외출을 삼가면서 운동 부족을 호소하는 ‘확찐자’가 크게 늘었다. 이에 중국에서도 온라인 피트니스 강의와 다이어트 보조 앱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중국에서 다이어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전혀 낯설지 않을 이 회사. 한국에서도 점차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는 이 회사. 온라인 피트니스 전문 기업인 ‘킵(Keep)’이다. 킵은 운동 방법과 식단을 알려주는 모바일 홈 트레이닝 앱을 시작으로 현재는 다이어트 보조 식품과 요가복, 실내 자전거와 스마트 손목밴드까지 직접 판매한다. “自律給我自由(자율이 내게 자유를 준다)”라는 슬로건 하에 킵은 대륙의 다이어터들에게 원스톱 피트니스 솔루션을 제공한다.

KEEP 창업자 왕닝(王寧) [사진출처=南方人物周刊]

KEEP 창업자 왕닝(王寧) [사진출처=南方人物周刊]

킵은 2014년 한 평범한 중국 청년인 왕닝(王寧)의 손에서 탄생했다. 1990년생인 왕닝은 베이징정보과학기술대학(北京信息科技大學)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중국 대학가에선 “졸업시즌이 곧 이별 시즌이다(畢業季就是分手季)”라는 말이 유행처럼 도는데, 왕닝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갓 대학을 졸업함과 동시에 여자친구에게 실연을 당했다.

왕닝은 그녀와 헤어지게 된 이유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그리고 그는 ‘비만’이 이별의 주원인이었음을 깨닫는다. 취업 준비 스트레스로 살이 급격히 쪘던 왕닝은 당시 체중이 무려 180근(108kg)에 달했다. 왕닝은 곧바로 혹독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그는 매일 규칙적인 운동과 식단을 병행해 8개월 만에 60근(36kg) 감량에 성공했다.

환골탈태한 왕닝을 보고 놀란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만날 때마다 다이어트 비결을 물었다. 왕닝은 매번 같은 대답을 하는데 싫증을 느꼈고, 본인의 전공을 살려 다이어트 정보를 한데 모은 앱을 개발하기로 결심한다.

[사진출처=KEEP 공식 홈페이지]

[사진출처=KEEP 공식 홈페이지]

2015년 2월, 왕닝은 온라인 피트니스 교육 앱인 ‘킵’을 출시했다. 킵은 사용자의 신체 정보와 피트니스 목표에 따라 개인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사용자가 본인의 운동 데이터, 먹은 음식 등을 기록하고 운동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소셜 플랫폼 기능도 제공한다.

자율성과 편리함을 앞세운 킵은 중국의 젊은 층을 공략했다. 앱을 통해 사용자가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스스로 운동 시간과 강도를 결정하게 하고, 타 사용자와 운동 경험을 공유하며 소통하도록 격려했다. 2018년부터는 사업을 다각화해 다양한 피트니스 기기 및 용품을 판매하고, 유료 구독제 멤버십 서비스를 시행했다.

2020년 킵은 비디오 교육이 함께 제공되는 실내 자전거를 선보였다. 또한 스마트 손목밴드와 체중계, 러닝머신 등을 출시해 사용자의 피트니스 경험을 개선했다. 현재는 요가 매트, 아령, 트레이닝복 등 다양한 스포츠용품들도 판매한다. 킵은 2021년 중국 최대 요가 매트 브랜드로 성장했다. 상품 거래 총액 기준, 킵은 중국 전체 요가 매트 시장에서 14.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사진출처=KEEP 공식 홈페이지]

[사진출처=KEEP 공식 홈페이지]

킵의 매출은 안정적인 성장을 보인다. 2020년 킵은 11억 700만 위안(약 2252억 4800만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역시 3분기까지 총 11억 5900만 위안(약 2231억 30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킵의 가입자 수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 19로 홈 피트니스 수요가 증가하자 2020년 ‘킵’ 앱의 다운로드 횟수는 전년 대비 35.59% 증가했다. 2021년 3분기 기준 ‘킵’ 앱의 이용자 수는 전 세계 3억 명에 달하며, 월간 활성 이용자 수 역시 4175만 명에 달한다.

온라인 피트니스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킵의 성공 가능성에 자본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중국 기업 정보 플랫폼 텐옌차(天眼查)에 따르면 킵은 2014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총 9차례에 걸쳐 벤처 투자금을 유치했다. 투자자는 소프트뱅크, 힐하우스 캐피털 등 업계의 큰손들이며, 전체 자금 조달 규모는 6억 4000만 달러 이상이다.

마침내 상장 신청한 ‘KEEP’, 전망은?

지난 25일 밤, 킵은 마침내 홍콩증권거래소에 증권 신고서를 제출했다. 골드만삭스와 중금공사(中金公司)는 이번 IPO의 공동 주선자로 나섰다. 만약 이번 IPO가 성사된다면, 킵은 '중국 온라인 피트니스 분야 첫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사진출처=소후]

[사진출처=소후]

한편 이번 상장 신청을 두고 ‘무리수’라며 혹평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상하이 재경대학 전자상거래연구소 추이리리(崔麗麗) 소장은 킵의 이번 상장 신청이 ‘유혈상장(流血上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킵이 지금 당장엔 많은 돈을 써서 외부적으로 좋아 보이려 애쓰고 있지만, 신규 가입자 증가 공간이 제한돼 있고 상업적 현금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킵은 지난 3개 분기 동안 높은 적자를 기록했다. 증권 신고서에 따르면 2019년, 2020년, 2021년 3분기까지 킵의 매출은 각각 6억 6300만 위안(약 1276억 4000만 원), 11억 700만 위안(약 2131억 2000만 원), 11억 5900만 위안(약 2231억 3000만 원)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반면 동 기간 킵의 당기순손실 역시 각각 7억 3500만 위안(약 1415억 원), 22억 4300만 위안(약 4318억 2000만 원), 24억 5800만 위안(4732억 1000만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2021년 3분기까지 킵의 누적 적자는 54억 3700만 위안(12조 467억 3000만 원)에 달한다.

킵은 이같이 높은 적자를 두고 “(회사의) 전략 경로 재설정과 비즈니스 모델 최적화를 우선했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붙잡아 두기 위해 전략적으로 트래픽을 획득하고 브랜드 홍보에 대한 지출을 증가시켰다는 설명이다.

킵의 매출 총이익률은 40% 이상으로 높은 편이지만, 급증하는 영업 및 마케팅 비용이 회사 이익을 잠식했다. 증권 신고서에 따르면 킵의 영업 및 마케팅 비용은 2019년 2억 9600만 위안(약 570억 1800만 원), 2020년 3억 200만 위안(약 581억 7400만 원)으로 총매출에서 영업 및 마케팅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4.6%에서 2020년 27.3%로 떨어졌다. 그러나 2021년 3분기까지 영업 및 마케팅 비용이 8억 1800만 위안(약 1575억 7100만 원)으로 급증해 그 비중이 다시 70.6%로 증가했다.

킵은 이 같은 노력으로 유료 구독회원이 2019년 80만 명에서 2021년 330만 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킵이 이를 위해 지불한 대가는 상당히 크고 치명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추이리리 소장은 “킵의 사용자는 여전히 1, 2선 도시에 사는 청∙장년층이며, 여기서 사용자를 더 확대해 나가는 것은 이전보다 훨씬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킵은 치열한 시장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대형 헬스장 체인과 스포츠 브랜드는 물론이고, 틱톡∙콰이서우∙비리비리 등의 플랫폼에 다양한 운동 콘텐트를 쏟아내는 개인들도 모두 경쟁자에 포함된다.

줘스쯔쉰(灼識咨詢·China Insights Consultancy) 에 따르면 중국의 피트니스 인구(주 2회 이상 피트니스 참여자)는 2021년 3억 300만 명에서 2026년 4억 1600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피트니스 시장 자체의 성장 공간은 아직도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일상이 회복되고 나서도 킵이 계속해서 승승장구하려면 기업 차원에서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사진출처=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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