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러시아리그 외국인 선수 한시적 계약해지 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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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루빈 카잔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미드필더 황인범. [사진 황인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불안에 떨고 있는 러시아리그 소속 외국인 선수들이 일시적으로 팀을 떠날 수 있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8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을 감안해 임시로 선수 이적 관련 규정을 개정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러시아 축구리그에서 뛰는 외국 국적 선수와 감독은 오는 10일까지 구단과 합의를 마칠 경우 일시적으로 계약을 중단할 수 있다. 단,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시즌이 종료되는 6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FIFA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만약 소속팀이 일시적 계약 해지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외국인 선수와 지도자는 곧바로 팀을 떠날 수 있다”면서 “일시적 계약해지가 적용되는 3개월 여 기간 동안 해당 선수들을 받아들이는 구단은 최대 2명까지 신규 등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FIFA의 이번 결정에 따라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루빈 카잔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미드필더 황인범도 본인이 원할 경우 올 시즌 잔여 기간 동안 다른 팀에서 뛸 수 있게 됐다. 이번 결정의 적용을 받는 러시아 리그 등록 외국인 선수는 총 133명에 이른다. 황인범은 부상 치료 차 일찌감치 귀국해 국내에 머물고 있다.

FIFA가 일시적 계약 중단의 시효를 우선 오는 6월 말까지로 한정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 해당 조치가 연장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당초 개전 후 수일 안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를 점령한다던 러시아의 구상과 달리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완강하다. 뿐만 아니라 서방 세계의 지원이 더해지며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쪽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축구계 안에서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의 책임을 묻고 평화를 촉구하는 ‘러시아 패싱’은 향후 더욱 강화될 조짐이다. FIFA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을 받아들여 월드컵을 포함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러시아 소속 축구팀의 출전을 금지시켰다.

아울러 유럽축구연맹도 오는 5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1~22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프랑스 파리에서 치르기로 했다.

앞서 FIFA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책임을 물어 월드컵을 포함해 모든 국제대회에서 러시아의 출전을 금지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역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1~2022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개최권을 박탈했다.

영국에서는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 첼시 구단주인 러시아 출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를 압박해 경영권 포기 결정을 이끌어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