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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도 경기도 안 좋은데 왜 오른대? 중국 빅테크 대표주자[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오늘은 앤츠랩 구독자 iale***@naver.com님이 제안해 주신 중국 최대 이커머스 업체 알리바바(BABA, 9988.HK)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흠.. 알리바바, 현재 상당히 우울해 보입니다. 1년 넘게 중국 정부의 규제 폭탄을 뚫고 지나가고 있는데요. 그 와중에 중국경제 성장은 느려지고, 소비패턴도 바뀌고, 경쟁업체의 도전도 거셉니다.

중국 선전의 알리바바 사옥. 셔터스톡

중국 선전의 알리바바 사옥. 셔터스톡

얼마 전이죠. 2월 24일에 2021년 10~12월 실적발표를 했는데 알리바바가 2014년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매출이 2425억8000만 위안(약 46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친 건데요. 2020년 같은 기간에 37% 성장한 것에 비하면 뭔가 많이 부족하죠.

영업이익? 71억 위안으로 1년 전보다 86% 줄었고요. 순이익은 25% 줄었습니다. 특히 이익을 주도하는 이커머스 플랫폼 타오바오와 Tmall의 매출은 전년비 1.3% 감소했습니다. 의류와 소비자가전 판매의 둔화가 심했다고 하는데요.

2018년 광군제 모습. 중국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에 설치된 스크린에 단 2분 만에 100억 위안(약 1조9400억원) 어치 상품이 팔린 것이 디스플레이 되고 있다. 셔터스톡

2018년 광군제 모습. 중국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에 설치된 스크린에 단 2분 만에 100억 위안(약 1조9400억원) 어치 상품이 팔린 것이 디스플레이 되고 있다. 셔터스톡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광군제(11월 11일) 실적도 별로였습니다. 거래액 증가율이 8.4%에 불과했는데, 이건 2009년 광군제를 시작한 이후 최저치 라고 합니다.

좋은 일이 하나도 없는 가운데, 알리바바의 고성장 시대가 끝난 것 같다는 회사의 안팎의 판단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융(張勇) 알리바바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의 구매력 있는 소비자는 거의 다 (알리바바에) 가입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알리바바의 전략은 회원수 늘리기보다 이미 가입한 회원을 잡아두고, 더 돈을 많이 쓰게 해야한다는 건데요.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타오바오'. 셔터스톡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타오바오'. 셔터스톡

주력 사업이 둔화하고 규제 폭탄도 피해 가려면 신규 사업에 투자하는 게 합리적인 결론일 겁니다. 문제는 성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인데요. 지난 분기를 보면 중국내 이커머스(주력 사업)보다 중국외 이커머스와 클라우드, 물류 사업(신규 사업)이 성장률이 더 높았습니다. 하지만 이 사업들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고, 앞으로도 방대한 추가 투자가 필요하겠죠.

심지어 성장률이 높다는 클라우드 사업조차 전년비 20% 성장하는 데 그쳐 기대치를 밑돌았는데요. 틱톡을 운영하는 바잇댄스가 미국 정부의 압력 등으로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쓰지 않기로 한 게 타격이 컸습니다. 바잇댄스는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단일 최대 고객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바잇댄스가 아니었어도 중국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클라우드 수주도 영향을 받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알리바바 주가는 2020년 고점 대비 3분의 2나 가치가 하락해 매우 싸 보입니다. 주식정보 사이트 팁랭크스에 따르면 14명의 월가 애널리스트 가운데 13명이 BUY, 1명이 HOLD였고, SELL을 외친 애널리스트는 한 명도 없었는데요. 현재 주가가 100달러 언저리인데 목표주가 평균은 184.14달러 입니다. 최고 250.00달러, 최저 135.00달러.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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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보이는 게 하나도 없는데 애널리스트들이 BUY를 외치는 이유는? JP모간의 경우 알리바바의 실적이 '점진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 실적발표 때 경영진이 타오바오딜스(할인마켓)와 타오차이차이(커뮤니티마켓)의 손실 규모가 향후 분기엔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것에 주목했습니다.

아울러 1) 중국의 소비 추세와 2) 알리바바의 투자 전략이 결국 2022년 실적을 결정할텐데, 낙관적이라는 것입니다. 알리바바가 지금까지 투자를 집중해 온 분야의 실적이 앞으로 분기 실적발표 때마다 구체화해서 나오게 되면 주가가 나아질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중국 소비와 관련해선 내수를 진작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부양책과 함께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소비 통계를 면밀히 주시하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잭 마). 셔터스톡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잭 마). 셔터스톡

클라우드 사업의 매출 감소는 예상보다 더 심각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클라우드 성장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예컨대 IT업계의 클라우드 수요는 감소해 왔지만 IT를 제외한 타 업계 클라우드 수요가 전체 매출의 5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게 IT업계 수요 감소분을 메워주고 있다는 건데요.

소비패턴의 변화도 눈여겨 봐야 합니다. 중국 이커머스는 상품 검색에서 한국의 '라방'처럼 브라우징, 인터랙션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경쟁사의 약진도 신경이 쓰입니다. 알리바바는 아직 이커머스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이마케터에 따르면 2015년 78%였던 점유율이 2021년 51%로 떨어졌습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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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장밋빛 전망 일색이지만 막상 투자자들은 규제 이슈(정치 이슈)와 중국의 구조적인 성장 둔화에 대한 보다 명료한 판단이 내려지기까지 알리바바 주식을 매입하는 데 주저할 것 같습니다. 요즘 세계경제를 보면 그 주저가 상당히 오래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이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와 은밀히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머리가 더 복잡합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어쨌든 오를 거라는 논리는 불안해!

※이 기사는 3월 7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널리 알려주세요~ www.joongang.co.kr/newsletter/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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