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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홍준표는 딱 1번 갔다…영남 뺨치게 尹이 공들인 곳 [동선분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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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경기 안산시 안산문화광장 앞에서 “단원 김홍도와 상록수의 문화도시 안산을 4차산업혁명 거점도시로!” 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경기 안산시 안산문화광장 앞에서 “단원 김홍도와 상록수의 문화도시 안산을 4차산업혁명 거점도시로!” 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정치인의 입보다 발을 보라.”

정치적 해석이 중요할 때 언급되곤 하는 정계의 오래된 경구(警句)다. 정치인의 화려한 언변보다는 그의 행동과 움직이는 방향에 정치적 노림수가 담겨 있다는 의미다. 이는 선거 유세 과정에도 적용된다. 어느 지역을 얼마나 자주 찾았느냐가 결국 후보가 보는 그 지역 표심의 무게다.

尹, 사전투표율 낮은 경기 공략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7일까지 21일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유세 동선을 분석한 결과, 윤 후보는 서울과 인천·경기를 각각 6회씩 방문했다. 수도권은 가장 많은 유권자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대선 때마다 요충지로 꼽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의 유권자 수는 서울이 834만명, 경기가 1143만명, 인천이 252만명이다. 세 곳의 유권자를 합하면 전체(4417만명)의 50.5%에 달한다.

눈에 띄는 점은 윤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막바지인 5~7일 서울·경기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는 점이다. 사흘 동안 서울 5개 구, 경기 17개 시·군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①전국에서 경기의 사전투표율(33.7%)이 가장 낮아 막판 유세에 따라 본투표 표심이 달라질 수 있고 ②경기지사 출신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경기에서 흔들리고 있어 이를 파고들 필요가 있으며 ③이번 대선의 주요 이슈인 부동산 문제에 가장 민감한 곳이 수도권이어서 이를 공략하기 위해 마지막 ‘유세 화력’을 서울·경기에 집중했다고 한다.

윤 후보는 대전·충청은 다섯 차례, 부산·울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은 각각 네 차례씩 방문했다. 대선 때마다 스윙보터 역할을 하는 충청과 보수세가 강한 PK, TK를 보수 정당 후보로서 더 많이 방문한 것은 특별한 일은 아니다. 강원은 두 번 방문했다.

윤석열 후보의 22일간 유세 현장.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윤석열 후보의 22일간 유세 현장.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배 4시간 타고 하의도 다녀온 후보 있었냐"

특징적인 점은 윤 후보의 호남(광주·전남·전북) 방문 횟수다. 2017년 대선 때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는 광주를 한 차례 방문한 게 호남 유세의 전부였다. 윤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만 세 번 호남을 찾았다. 윤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둘째 날 호남 거점 도시인 광주와 전북 전주를 찾았다. 특히 광주에선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며 호남의 젊은 층을 공략했다. 정치 선언을 하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에도 호남을 횟수로 7차례 찾았던 그가 계속 호남에 공을 들인 모양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호남을 몇 번 방문했다는 식의 양적인 측면 말고 얼마나 노력을 쏟았는지 질적인 면도 봐달라”며 “민주당 후보를 포함해 지금까지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생가가 있는 전남 신안 하의도를 왕복 4시간 배 타고 다녀온 후보가 있었냐”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23일 DJ 생가를 찾아 “(DJ의) 위대한 정신을 잘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호남 230만 가구에게 손편지를 써보내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호남 득표율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윤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은 제주에서부터 유세를 시작한다. 선거운동 기간 한 번도 제주를 찾지 않아 터져나온 ‘제주 홀대론’을 불식하기 위해서다. 윤 후보는 유세 행보를 부산-대구-대전-서울로 이어간 뒤 서울시청 앞에서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유세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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