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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우려되는 선거 과열,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안 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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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신촌 유세 현장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흉기 피습을 당했다. [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신촌 유세 현장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흉기 피습을 당했다. [뉴스1]

송영길 민주당 대표, 유세 중 둔기 테러 당해

민주주의 꽃인 선거를 망치는 행위 엄벌해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서울 신촌에서 유세하던 중 한 유튜버가 내리친 둔기에 머리를 맞아 응급실로 옮겨졌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정당 주요 인사가 테러를 당한 것은 처음이다. 해당 유튜버는 송 대표의 유세 현장을 따라다니는 영상을 자주 올렸다. 경찰이 배경 등을 조사 중이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선거에 폭력이 개입해선 절대 안 된다. 폭력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망치는 주범이다. 2006년 지방선거 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커터 칼 피습을 당한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16년 동안 나아진 게 없으니 유감스럽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대선에서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한쪽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인지 상대를 향한 네거티브 양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미 일부 후보의 유세장에서 반대 의견을 표하는 이들을 상대로 지지자 등이 폭력을 휘둘러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선거일까지 현장 유세가 이어지는 만큼 정부와 각 정당은 막판까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선후보들의 안전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주요 정당 인사들에 대한 신변보호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어제 송 대표를 테러한 유튜버가 평소 현 정부에 우호적인 영상을 올렸던 것과 관련해 일부 네티즌은 도를 넘는 댓글을 남겼다. ‘성지순례’ ‘팀킬 하신 분’ 등의 반응은 대한민국이 과연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뤄 세계적으로 존중받는 나라가 맞는지에 대한 회의를 던진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축제로 불리는 이유는 모든 유권자가 동등하게 한 표씩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빈부나 신분·권력의 유무 등과 관계없이 모두에게 주어진 한 표가 모여 국민을 대신해 일할 당선자를 정한다. 이를 위해선 폭력이나 조작, 불법행위의 개입 없이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 각 정당과 후보들도 지지자들의 어긋난 과열 행동을 막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 사정 당국도 유세장 등에서 벌어지는 폭력 행위는 엄벌하겠다는 자세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이번 대선이 박빙으로 치러지면서 선거 결과를 놓고도 빗나간 행태가 등장할 우려가 없지 않다. 특히 코로나 확진자 투표 관리 등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일각에선 벌써 선거 불복 얘기가 나돈다. 최고의 민주주의를 구현했다던 미국에서 지난해 1월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시위대가 워싱턴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일이 국내에서 벌어지지 않으려면 선거 결과에 후보들과 각 정당의 승복이 중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선관위와 정부는 본 투표일에 확진자가 투표할 방안을 철저히 보완해 불신의 싹을 없애야 한다. 유권자는 선거에서 의사 표시는 주어진 한 표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야 선거를 통해 미래로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