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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대기업 온라인몰, 타사 브랜드 품고 라방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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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삼성물산의 SSF샵, LF의 LF몰,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의 더한섬닷컴과 EQL,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코오롱몰 등 국내 패션 대기업들이 온라인몰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지난해 호실적을 올린 데는 온라인몰 매출의 역할이 있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섬 모바일 편집숍 EQL 다이버 페이지.

한섬 모바일 편집숍 EQL 다이버 페이지.

패션 대기업들의 온라인몰은 자사 브랜드를 소개하는 온라인 창구 정도의 역할인 ‘자사몰’ 성격이 강했다. 최근에는 타 브랜드는 물론 다양한 콘텐트까지 싣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각사의 온라인몰 매출도 전체 매출액 대비 20~30% 내외를 차지해 적지 않다.

7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한섬은 스포츠 컬처 콘텐트 스타트업 ‘왁티’에 지분 투자에 나섰다. 53억5000만원 규모로 한섬이 외부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왁티는 스포츠 분야에 특화된 콘텐트 기업으로 스트릿 캐주얼 브랜드 ‘골스튜디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SSF샵은 지난달 스타일 커뮤니티 서비스 ‘세사패 다이버’를 오픈했다. 세상이 사랑하는 패션(세사패)에 ‘빠져있는’ 사람들의 공간이자 사랑하는 브랜드를 ‘다입어(Diver)’ 보는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SSF샵 내 커뮤니티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누구나 스타일링 콘텐트를 자유롭게 올리고 소통하며, 최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동운 온라인영업사업부장은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패션 전문 리뷰 커뮤니티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패션 수요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무신사와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 관련 플랫폼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 아래 기존 정통 패션 대기업과 중견기업도 온라인에서 고객을 직접 만나는 D2C(Direct To Customer)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SSF샵의 세사패(세상이 사랑하는 패션) 다이버 페이지.

SSF샵의 세사패(세상이 사랑하는 패션) 다이버 페이지.

특히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갈고 닦은 고객 경험 전략을 온라인에 이식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에스아이 빌리지(S.I.VILLAGE)는 고급화 전략을 잘 구사하는 패션 온라인몰로 평가받는다.  2020년 업계 최초로 재고 면세품 판매에 나서 접속자 폭주 등으로 화제가 된 이후 안정적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한섬도 더한섬닷컴 최상위 고객을 위한 세탁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섬세한 VIP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자사 브랜드를 사는 고객들이 살만한 다른 브랜드도 유치하는 것도 특징이다. LF몰은 종합 라이프스타일 몰을 내세워 패션뿐 아니라 리빙 제품 등 다양하게 취급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LF몰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간편 결제 서비스인 ‘LF페이’를 출시했다.

코오롱몰도 자사 브랜드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500여 개 다양한 브랜드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또 자체 콘텐트 강화를 위해 지난해 4월부터 매주 브랜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무신사를 필두로 한 신생 업체 중심으로 판이 짜여 있던 온라인 패션 시장에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들도 속속 가세하는 형국”이라며 “각 기업이 리포지셔닝(시장에서의 위치 재설정)을 위해 자사몰을 플랫폼화하려는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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