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설원 누빈 '반팔남', 장애도 추위도 이겼다… 신의현은 8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크로스 컨트리 장거리 경기에서 동메달을 따낸 캐나다의 콜린 카메론. [로이터=연합뉴스]

크로스 컨트리 장거리 경기에서 동메달을 따낸 캐나다의 콜린 카메론. [로이터=연합뉴스]

뜨거운 열정은 장애도, 추위도 이길 수 없었다. 캐나다 노르딕 스키 국가대표 콜린 카메론(34)이 크로스 컨트리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카메론은 6일 중국 장자커우 국립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패럴림픽 크로스 컨트리 남자 좌식 장거리(18㎞) 경기에서 49분35.6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노르딕 스키 경기는 장애등급에 따른 핸디캡이 주어진다. 숫자가 높을 수록 장애가 적다. LW10인 선수는 해당 기록의 86%, LW11인 선수는 93%로 환산한 기록을 인정받는다. LW12는 원기록 그대로 반영된다. LW11.5등급인 카메론은 96%를 적용해 47분36초6을 기록했다. LW10 등급인 펑정과 마오종위(이상 중국)가 변환기록 43분09초2, 43분23초8로 1·2위를 차지했고, 카메론은 3위에 올랐다.

2018 평창패럴림픽 때는 긴소매 유니폼을 입었던 카메론. [사진 국제패럴림픽위원회]

2018 평창패럴림픽 때는 긴소매 유니폼을 입었던 카메론. [사진 국제패럴림픽위원회]

카메론은 이날 경기에서 민소매 옷을 입고 경기에 임했다. 경기장 기온은 섭씨 2도로 쌀쌀했으나 아랑곳하지 않고 질주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이정민 KBS 해설위원은 "2018 평창 패럴림픽에 함께 출전했는데, 그때보다 더 몸이 좋아졌다. 민소매 옷을 입을 만큼 근육량이 늘어났다"고 했다.

카메론은 "훌륭한 경기였다. 나는 이 종목을 사랑한다. 솔직히 오늘은 (메달을)기대하지 않았다. 다음 경기들을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절결핵증을 갖고 태어났다. 하지가 짧아지고 다리 근육과 힘줄이 잘 발달하지 않는 질환이다. 온타리오주 시골 마을에서 자란 그는 다른 캐나다 아이들처럼 아이스하키를 좋아했다.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그는 파라아이스하키를 접했고, 선수로 활동했다.

하지만 2015년 지금도 자신을 지도하는 패티 키틀러 코치를 통해 노르딕 스키를 배웠고,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카메론은 "파라 하키 썰매 기술을 응용해 스키에 적용했다. 하키 경력이 내게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평창에서 패럴림픽 무대를 처음 밟은 그는 크로스컨트리에서 동메달 1개, 사격이 결합된 바이애슬론에서 동메달 2개를 따냈다. 베이징에서는 통산 4번째 패럴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카메론은 평소 수염을 기르지만, 큰 대회에서 우승하면 면도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남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수염을 깨끗하게 깎은 카메론을 볼 수 있다.

역주하는 신의현. 8위에 올랐다. [연합뉴스]

역주하는 신의현. 8위에 올랐다. [연합뉴스]

이 종목에 출전한 신의현(창성건설)은 8위(49분26초2)를 기록했다. 전날 바이애슬론 스프린트에서 사격 부진으로 12위에 올랐던 신의현은 첫 메달에 도전했다. 신의현은 4년 전 이 종목에서 동메달을 땄고, 지난 1월 세계선수권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했다.

신의현은 초반 3㎞을 5위로 통과한 뒤 꾸준히 7~8위 정도를 유지했다. 뒷심이 좋은 신의현은 마지막 구간 기록에선 6위권에 올랐으나 뒤집기엔 실패했다.

패럴림픽 데뷔전을 치른 정재석. [연합뉴스]

패럴림픽 데뷔전을 치른 정재석. [연합뉴스]

하지만 남은 경기에서 메달을 따낼 가능성은 여전하다. 신의현은 이날 등급 조정 없는 실제 기록에선 세 번째로 좋았다. 설질에 익숙해지고, 체력이 강점인 신의현으로선 대회 후반부로 갈수록 해볼만하다. 신의현과 함께 나선 정재석(창성건설)은 첫 패럴림픽에서 25명 중 23위(58분23초5)를 차지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