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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당해 불질렀다" 강원도 불바다 만든 60대, 어떤 처벌받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5일 새벽 강원 강릉시 옥계면에서 산불을 내 강릉과 동해시 일대를 불바다로 만든 A씨(60)가 구속됐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조혜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6일 현주건조물방화와 일반건조물방화, 산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청구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6일 오전 강원 삼척시 원덕읍에서 산불이 계속되는 가운데 산양리2리에서 공무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강원 삼척시 원덕읍에서 산불이 계속되는 가운데 산양리2리에서 공무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과 산림당국은 A씨가 토치 등으로 자택과 빈집에 지른 불이 인근 산림으로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의 범행으로 산림 1850㏊와 주택 수십 채가 잿더미로 변했다. A씨는 경찰에서 “주민들이 수년간 (나를) 무시해 불을 질렀다”며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다. 현행법상 A씨는 5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형을 처벌받을 수 있다.

올들어 산불 236건, 예년보다 224% 증가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는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지속하는 가운데 입산자의 실화와 고의성 방화 등으로 산불이 급증하고 있다”며 불씨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전국에서 236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예년(96.7건) 대비 224%나 증가한 수치다.

산림보호법(제53조)에 따르면 타인 소유의 산림에 불을 지를 경우 5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자기 소유의 산림에 불을 지르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실수로 산불을 냈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처벌을 받게 된다.

6일 오전 강원 삼척시 원덕읍 사곡리에서 산불이 계속되는 가운데 산림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강원 삼척시 원덕읍 사곡리에서 산불이 계속되는 가운데 산림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소각 산불 47건 가운데 42건(89%)의 가해자가 검거됐다. 이들 가운데 지난해 3월 농산폐기물을 소각하다 산불을 내 산림 4.42㏊를 잿더미로 만든 가해자는 징역 8개월의 처벌을 받았다. 지난해 1월 쓰레기를 소각하다 산불 0.01㏊를 태운 가해자에게는 벌금 300만원의 처벌이 내려졌다.

농번기 앞두고 화재 우려…대부분 부주의

산림당국과 소방당국은 봄철 농번기를 앞두고 논·밭두렁 태우기와 잡풀 소각 등에 따른 화재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6~2020년 전국에서 발생한 들불은 6538건으로 집계됐다. 원인은 ‘부주의’가 6188건으로 95%를 차지했다. 부주의 가운데는 쓰레기 소각이 2302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5일 경북 울진군 울진읍 온양리에 있는 한 사찰에서 119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뉴스1

지난 5일 경북 울진군 울진읍 온양리에 있는 한 사찰에서 119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뉴스1

충남에서는 최근 5년간(2017~2021년) 480건의 들불 화재가 발생, 4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시기적으로는 봄철(2~4월)에 전체 들불 화재의 67%(323건)가 집중됐다. 화재 원인은 부주의가 467건(97%)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사례별로는 쓰레기 소각 178건(38%), 논·밭 태우기 124건(27%), 담배꽁초 71건(15%), 태우고 남은 불씨 방치 42건(9%) 등이다.

산림지역 인화물질 소지만 해도 과태료 

산림보호법에 따라 산림이나 인접 지역에서 불을 피우고 불(인화물질)을 가지고 들어가는 경우에도 3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생활 폐기물을 소각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지난 4일 강릉시 옥계면에서 발생해 동해시까지 확산한 산불이 6일 새벽 망상동 지역에서 띠를 형성하면서 동쪽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강릉시 옥계면에서 발생해 동해시까지 확산한 산불이 6일 새벽 망상동 지역에서 띠를 형성하면서 동쪽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림청 관계자는 “2월부터 5월 중순까지 산림청과 자치단체 소속 산림사법특별경찰관 1400여 명을 동원, 산불 가해자 검거와 처벌을 강화했다”며 “현재 대기가 매우 건조하고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은 상황으로 화기 사용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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