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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36.9% 최고…"진영결집""코로나탓" 전문가도 갈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사전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사전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3ㆍ9 대선의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36.9%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가장 높았던 2020년 4월 총선의 사전투표율(26.7%)을 10%포인트 더 넘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에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사전투표율을 두고 상반된 해석을 내놨다.

2022 대선 지역별 사전투표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22 대선 지역별 사전투표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역대 선거 사전투표율.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역대 선거 사전투표율.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민주당 “단일화 역풍, 이재명 지지층 결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앞에서 유세를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앞에서 유세를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내부에서는 대체로 “이 후보 지지자들이 결집한 결과”라는 반응이 나왔다.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난 3일 단일화 이후 고조된 여권의 위기감이 적극적인 투표로 이어졌다는 논리다. 이날 김영진 민주당 선대위 총무본부장은 “호남의 높은 사전투표율은 단일화에 대한 강한 반작용으로,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 같다”며 “여론조사도 그것을 반영하고 있다”는 내용의 문자를 당내 의원들에게 보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방송에 출연해 “이 후보 지지층의 결집 강도가 훨씬 더 센 것 같다”며 “엄청난 역풍이 불고 있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단일화 직후 안 대표 지지층이 크게 반발하고, 우리 지지자들이 결집하면서 이 후보에게 외려 유리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수도권 지역 유세에 나선 이 후보는 “누구를 찍든 투표는 우리 국민의 위대한 의사 그 자체고, 그 의사를 이어받아 국민통합 정치를 하는 것이 정치인의 소명”이라고 투표를 독려했다.

국민의힘 “정권 심판론 확인, 투표 독려 효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 인근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 인근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측의 반응은 달랐다. 문재인 정부 심판을 바라는 여론이 높은 사전투표율로 표출됐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당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이 얼마나 많은지 (사전투표율이)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선대본 관계자는 “앞서 윤 후보와 당이 사전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했는데 그 효과가 입증된 것”이라며 “국민의 정권 교체 열망이 거센 상황에서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정권 심판의 열기가 투표로 반영됐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도 통화에서 “단일화가 밴드웨건 효과(유력 후보에게 표가 더 쏠리는 현상)를 불러 부동층 유권자들이 윤 후보에게 결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의 높은 투표율을 두고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호남의 선택은 진취적이고 변화를 지향하는 방향일 것으로 확신한다”며 민주당과 정반대 해석을 내놨다.

사전 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51.45%)이었고, 전북(48.6%), 광주(48.3%)가 뒤를 이었다. 가장 투표율이 낮은 곳은 경기(33.7%)였고 제주(33.8%), 대구(33.9%)도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았다.

전문가들 “코로나 상황, 대선 구도 모두 영향”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가 투표를 하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김성룡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가 투표를 하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김성룡 기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이 높은 사전투표율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학과 교수는 “코로나 확산으로 9일 본 투표에서 제대로 투표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유권자들이 사전 투표로 몰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막판까지 박빙인 대선 구도가 사전 투표 열기를 높였다는 분석도 있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통화에서 “우열이 일찌감치 갈렸던 2017년 대선과 지난해 보궐선거와 달리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접전 속에 양 지지층이 적극 투표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단일화 등 선거 막판에 터진 굵직한 정치 이벤트 등이 무당파층의 사전투표를 유도한 면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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