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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의 임진왜란 피란길 밝혀준 율곡의 '화석정'…디지털 복원

중앙일보

입력

조선 중기 성리학의 대가인 율곡 이이(1536~84) 선생의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는 화석정(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1호)이 제 모습을 찾아 디지털로 복원된다. 화석정은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 벼랑 위에 임진강을 굽어보는 곳에 있다.

화석정 디지털 복원 실감형 콘텐트 제작

화석정은 율곡 이이 가문에 의해 건립됐으며 율곡 선생이 관직에서 물러난 뒤 제자들과 함께 학문과 시를 논하며 여생을 보낸 장소다. 현재 세워져 있는 정자는 한국전쟁 때 소실된 건물을 1966년 새로 지은 것이다. 현재의 정자는 원형에 대한 고증연구와 발굴조사 등이 미비해 원래의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화석정 복원 가상 모습. 파주시

화석정 복원 가상 모습. 파주시

최종환 파주시장은 “화석정 복원을 추진하고 화석정을 거점으로 자운서운 등 율곡 이이 관련 문화유산을 연계해 파주시의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4일 밝혔다.

파주시는 이를 위해 화석정 디지털 복원 실감형 콘텐트를 제작하고, 현재 화석정 앞 기념품 매장을 전시관으로 리모델링해 시민들이 디지털 방식으로나마 원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화석정 1937년 당시 모습. 파주시

화석정 1937년 당시 모습. 파주시

3차원 투시도법 등 토대로 원형 복원안 마련  

시는 앞서 지난해 ‘파주 화석정 원형고증 및 복원 설계’ 연구 용역을 거쳐 과거 사진 자료 분석, 3차원 투시도법 등을 토대로 원형 복원안을 만들었다. 복원되는 화석정은 현재와 같은 일반적인 정자 모습이 아니라 정면 3칸, 측면 2칸의 건물로 내부에 온돌방이 있는 형태다. 시는 또 화석정 환경정비 사업을 벌여 진입로를 확장하고 노후 화장실 개선, 주차장 확충, 조경 정비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화석정은 율곡이 관직 물러난 뒤 머문 곳

파주는 율곡과 어머니인 신사임당(1504∼51)의 발자취가 많이 남아 있는 율곡의 본향(本鄕)이다. 율곡은 어머니의 생가인 강원도 강릉의 오죽헌(보물 제165호)에서 태어났다. 율곡은 여섯 살이 되던 해에 강릉에서 율곡리 본가로 돌아온 후 과거에 급제, 관직에 나섰다. 율곡이라는 호도 밤나무가 많은 지역이라는 뜻의 ‘율곡리’라는 지명에서 따 지은 것이다.

화석정 현재 모습. 파주시

화석정 현재 모습. 파주시

율곡은 임진왜란에 앞서 국가변란에 대비하기 위한 ‘십만양병설’을 주창했지만 조정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었다. 그리고는 율곡이 세상을 뜬 후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이 발발했다. 당시 선조 임금은 물밀 듯이 쳐들어오는 왜적을 피해 의주로 피난하던 길에 1592년 4월 29일 밤 화석정 옆 임진강변에 다다랐다. 억수 같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앞에는 강물에 길이 막히고 뒤로는 왜적에 쫓기는 위태로운 상황에 맞닥뜨리게 됐다.

이때 신하들은 화석정을 불태워 밤을 밝혀 임금이 무사히 임진강을 건너도록 했던 역사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율곡 선생은 제자들과 함께 평소 화석정 정자의 기둥과 서까래 등에 들기름을 반질반질하게 칠해 기름을 먹여 뒀는데 이게 선조의 피난길을 돕는 데 유용하게 쓰였다.

자운서원. 파주시

자운서원. 파주시

율곡 학문과 덕행 기리는 자운서원, 율곡과 신사임당 묘역

화석정과 인접한 파주시 법원읍 동문리에는 자운서원(1973년 경기도기념물 제45호 지정)이 있다. 1615년(광해군 7년) 후학들이 율곡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운 곳이다.

자운서원 묘정비. 파주시

자운서원 묘정비. 파주시

1868년(고종 5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폐쇄됐다가 1969년 지방 유림의 기금과 국비 보조로 복원됐다. 자운서원 내 율곡기념관에는 율곡과 신사임당 관련 유물이 전시돼 있다. 서원 내에는 율곡과 신사임당의 묘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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