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체르노빌 공포' 건들자…유럽, 1년치 요오드 동난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2.03.05 05:00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의 한 약국 모습. 약국 직원이 "요오드 정제가 없어요"라고 쓰인 안내문 뒤에 서 있다. [AFP=연합뉴스]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의 한 약국 모습. 약국 직원이 "요오드 정제가 없어요"라고 쓰인 안내문 뒤에 서 있다.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쏘아 올린 ‘핵 공포’에 유럽인들이 요오드 정제를 비축하고 있다. 요오드가 핵 낙진으로 인한 방사선 피폭 시 갑상선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가 퍼지면서다. 유럽 각국 약사회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인근 전투 소식에 이어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이 있었던 지난주 이후 요오드 구매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최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가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한때 화재까지 발생하면서 위기감을 부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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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불가리아,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 지역에서는 요오드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불가리아 약국 연합 니콜라이 코스토프 회장은“불가리아 약국은 지난 6일 동안 1년 치 판매량에 달하는 요오드를 팔았다”고 전했다. 폴란드에서는 요오드를 판매하는 약국 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모두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의 인접국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떨어져 있는 서유럽도 들썩이긴 마찬가지다. 벨기에에서는 주민 3만명이 약국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요오드 정제를 구해갔다고 벨가 통신, 브뤼셀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르 파리지앵에 따르면 프랑스 약사 노조는 최근 요오드를 찾는 사람이 크게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프랑스의 약국에서 파는 요오드 정제.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의 약국에서 파는 요오드 정제. [로이터=연합뉴스]

알약이나 시럽 형태로 섭취할 수 있는 요오드는 실제 방사선 피폭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갑상선암 발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신체가 방사선에 피폭되지 않은 경우 요오드를 섭취하는 것은 도리어 해가 될 수 있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적했다.

실제 핵폭발이 일어나면 어떤 예방제도 무용지물이라는 비관적인 견해도 있다. 흐로닝언 대학 방사선 보호 전문가인 히엘케 프리크보어스마 박사는 유로뉴스 넥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핵폭발의 직접적인 영향은 재앙"이라며 "요오드 정제가 핵폭탄의 영향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벨기에 연방핵통제청(FANC)도 “현재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정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FANC는 “약국에서 (요오드를) 무료로 구할 수 있지만 특정한 경우(핵 폭발 등)에는 필요하지 않다. 당국의 권고에 따라서만 요오드를 섭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대피는 핵사고 발생시 가장 효과적인 방호 수단”이라며 갑상선 뿐 아니라 온 몸을 방호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권고했다.

유럽발 요오드 리스크는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요오드 공급 차질 우려와 함께 요오드 관련 주가가 4일 10% 이상 상승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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