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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한파인데…9급 공무원 경쟁률 5년새 반토막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9급 공무원 공개채용 경쟁률 5년 전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험 삼아 응시하는 허수 지원이 줄어든 데다, 주 응시 연령층인 20·30 세대 인구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6년 사이 53.8대 1→29.2대 1로

5·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5·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4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9급 공무원 공채 시험에는 총 16만5524명이 지원해 29.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6년 전인 2016년 53.8대 1보다 약해진 것이다. 이 기간 9급 공채 시험 경쟁률은 꾸준히 매년 하락했다.

9급은 공무원 선발 인원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크다. 올해 국가공무원 채용 인원(6819명) 중 9급이 5672명으로 83.2%를 차지한다. 7급은 785명(13.8%), 5급은 322명(5.7%), 외교관후보자는 40명(0.7%)으로 큰 차이가 난다.

20대 인구 감소에 코로나19까지 

김정우 조달청장(오른쪽 여섯 번째)과 정부혁신 어벤져스가 지난해 11월 1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우 조달청장(오른쪽 여섯 번째)과 정부혁신 어벤져스가 지난해 11월 1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8년 응시연령 제한(18~32세)이 사라지고 코로나19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경쟁률이 오히려 떨어진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특히 주 시험 응시 연령인 20·30세대 인구 감소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지원자 평균 나이는 29.4세였고, 20대가 60.9%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행정안전부 통계를 보면 20대 인구는 2016년 675만8428명에서 올해 660만6751명으로 15만1677명(2.2%) 줄었다. 30대 인구는 같은 기간 85만2633명(11.3%) 감소했다.

연금제도 바뀌고 경직적 조직문화도 

2015년 연금개혁 주요 내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015년 연금개혁 주요 내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공무원 선발 인원이 는 것도 경쟁률이 낮아지게 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국가공무원 선발 인원은 총 6819명. 지난해(6450명)보다 369명, 재작년(6110명)보다 709명 늘었다. 여기에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시험 삼아 응시해보는 허수 지원자가 줄었다고 한다.

2015년 바뀐 공무원 연금제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연금 기여율은 7→9%로 올랐지만, 연금지급률은 1.9→1.7%로 떨어졌다. 당초엔 2010년을 기준으로 이전 입사자는 60세부터 연금을 받았지만, 이런 구분 없이 65세부터 연금을 받는 것으로 지급 시기도 미뤄졌다.

이미 공직에 입문한 MZ세대(1981~2012년생) 공무원들은 “공직사회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2020년 ‘정부혁신 어벤저스’가 1980~2000년대 출생 주니어 공무원 18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과도한 의전(39.6%),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23.8%) 등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정부혁신 어벤저스는 44개 중앙행정기관과 16개 광역 시·도 등 MZ세대 공무원 600여명이 모인 범정부 네트워크다.

개선이 필요한 공직사회 문화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개선이 필요한 공직사회 문화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배우자 직업, 근무하고 싶은 직장 여전히 1위 

그러나 여전히 공무원은 직장 선호도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통계청의 ‘2021년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만 13~34세가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 1위엔 대기업(21.6%)이 꼽혔다. 2006년 이후 처음으로 공무원이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공기업(21.5%), 국가기관(21%)도 나란히 2, 3위를 차지해 둘을 합치면 여전히 공공부문이 40%가 넘는 선호도를 보였다.

연금제도가 바뀌었다 해도 실제 공무원연금 평균 수령액은 월 242만원(2021년 기준)에 달한다. 연금 기여율이 9%지만 나머지 9%를 국가가 대신 내는 등 기여율이 높고, 가입 기간도 평균 30년 이상으로 길어서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에 따르면 MZ세대 남녀가 희망하는 배우자 직업군 1위는 공통으로 공무원·공기업이 31.7%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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