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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연금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니! 무엇을 해야 하는가[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헉, 퇴직연금 계좌 최근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라고?! 최근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연금계좌로 투자한 주식형 펀드나 ETF 수익률도 슬퍼집니다. 퇴직연금 DC형이나 IRP 계좌 수익률 확인해보고 겁에 질린 연금개미들 많으실 듯. 이렇게 내 노후 준비는 망하는 건가요. 연금 전문가인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마케팅2본부장(상무)을 만나 이럴 땐 뭘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내 소중한 연금계좌!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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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분들이 많아요.
“그동안 연금계좌로 테마형ETF와 미국주식 ETF 쪽에 많이 투자했는데, 성과 좋았던 ETF가 최근 2개월간 많이 빠졌죠. 그 쪽 투자 비중을 높였던 분들은 지금 마이너스로 고생하십니다. 그런데 투자상품은 항상 그런 패턴입니다. 위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경험을 잘 살리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일단 성장하는 산업을 선점하는 건 잘 하셨거든요.”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마케팅2본부장. 앤츠랩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마케팅2본부장. 앤츠랩

상품은 잘 골랐는데, 타이밍이 문제군요.
“제대로 된 투자는 하셨는데, 심리적으로 휘둘리지 않으면서 장기적으로 성공 수익률로 연결시키는 건 학습이 필요해요. 특히 주식이란 자산의 특징에 맞춰서 경험을 쌓아야 하죠. 이걸 2~3년 잘 하면 평생 투자의 기본 노하우가 됩니다. 그림을 그려 볼게요.”
주식투자의 사이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주식투자의 사이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어떤 사업이 장기성장을 하더라도 그 성장은 일직선이 아닌, 이런 곡선 형태가 될 수밖에 없어요. 그게 메타버스이든, 블록체인이든, 개별주식이든. 지금 고생하는 분들은 ‘내가 너무 고점에 잡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고점은 고점인데 이 앞쪽 고점(A지점)을 잡았을 수가 있어요. 그럼 투자를 잘못했냐? 아니요. 이 산업은 분명히 성장하는 산업이거든요. 물론 적정 밸류에이션에 들어가야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되지가 않고 대부분 여기(A)에 들어올 가능성이 크죠. 만약 하나의 사이클 주기가 1년이라면 투자는 100전 100승일 거예요. 1년 정도는 어지간한 투자자들은 다 견뎌요. 고점에 잡았어도, 한 4~5개월 마음 고생하면 주가가 올라와서 보상이 되거든요.”
제가 그랬어요. 코로나 직전 고점을 잡았는데, 그래도 1년은 버티더라고요.
대다수 사람은 1년을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해요. ‘심적 회계기간’이라고 하는데요. 수익이 났는지 손실이 났는지를 점검하는 심리적 기간이 일반적으로 1년이죠. 그런데 보통의 산업은 1년 텀으로는 안 되죠. 3년 정도 사이클이거든요.”
1년에 한번 점검하면 어떤 때는 마이너스가 너무 심하겠네요.
“1년 단위로 잘라서 관찰하고 의사결정을 하게 되면, 앞쪽 고점(A)에 투자한 분들은 1년 정도 버티다 결국 바닥권에서 팔게 되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주변에서 또 누가 주식으로 돈 벌었단 얘기가 나오면 자기가 바보짓한 것 같기 때문에 다음 고점(B)에 또 들어와요.
이 고점에서 잡았다가 바닥에서 파는 사람들은 다음 고점에 다시 들어올 수 있다. 앤츠랩

이 고점에서 잡았다가 바닥에서 파는 사람들은 다음 고점에 다시 들어올 수 있다. 앤츠랩

그런 사람들 제 주변에 엄청 많아요!
“지금 투자자분들은 지난 1년 수익률이 좀 손실이 나있다면, 시장의 이런 흐름이 있으니까 좀더 견뎌보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심리적으로 ‘도저히 여기서 더 빠지면 내가 바닥에서 팔 수도 있는 유리멘탈이다’라는 분들은 지금이라도 한 30% 정도만 파세요. 그럼 주가가 여기서 더 빠져도 ‘내가 물 탈 수 있는 현금이 있다’는 생각 때문에 남은 70% 주식을 바닥에서 팔지 않을 수가 있어요.
주식투자란 경기전망, 기업분석도 중요하지만 결국 심리로군요.
“분산투자도 마찬가지이죠. 20년 전 소니 주식을 산 사람이 과연 행복할까요?(2000년 3만엔 돌파했던 소니 주가는 현재 1만1000엔 수준) 한 나라는 긴 흐름으로 볼 때 흥망성쇠가 있거든요. 일본은 생산 가능 인구가 정점이었던 1990년 근처가 고점이었죠. 그리고 지금 한국도 여기(A지점)일 수도 있어요.”
일본을 따라가는 건가요.
“경제학자들이 5년 뒤 한국 경제성장률을 1~2%로 대부분 예상했잖아요.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성장률은 마이너스가 될 수 있죠. 그럼 투자를 한국에만 하는 분들은 고점에 물리는 셈이 되죠. 그래서 글로벌 분산투자를 하라는 거예요.
결론은 분산투자. 셔터스톡

결론은 분산투자. 셔터스톡

투자 초보자들이 1년 성적표를 받아들고 생각해야 할 건 그런 원칙이군요.
“만약 1년 전 자산의 절반은 주식에, 절반은 예금에 넣었다고 생각해봐요. 지금은 이 비율이 4대 6, 심지어 3대 7일 수도 있죠. 그럼 이제 어떻게 선택하는 게 합리적일까. 이게 리밸런싱인데요. 만약 3대 7이면 다시 내 원칙(5대 5)대로 가야죠. 예금 만기 돌아온 걸 일부 현금화해서 30%로 줄어있는 투자자산을 추가 매수해야죠.
그걸 할 수 있을까요.
“물론 내가 1년 전 선택한 산업이나 기업의 성장성이 아직 유지되는지 봐야죠. 만약 시장 수급이나 외적인 환경 때문에 주가가 빠졌다면 원칙대로 가야 해요. 그게 상대적으로 비싼 자산을 비쌀 때 일부 팔고 저렴해진 자산을 쌀 때 더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상무님 퇴직연금 계좌의 포트폴리오도 궁금한데요.
“저도 연금계좌에서 100% 투자상품만 하진 않아요. 30%는 예금에 넣어요. 그게 없으면 70%를 못 지켜요. 만약 100%를 모두 주식으로 세팅해뒀는데 수익률이 -10%가 되면 그때부턴 긍정적인 얘기가 안 보여요. 더 안 좋아질 거란 얘기만 들리죠. 그럼 뒤늦게 ‘지금이라도 매도하고 예금 들자’고 할 수 있죠. 그걸 극복할 수 있는 건 30%의 예금이 있기 때문이에요.”
보통 30% 정도는 예금이나 현금을 추천하시나요?
“그건 사람 성향에 달렸죠. 포트폴리오 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탄 해리 마코위츠 교수도 자신의 연금계좌에선 채권과 주식에 그저 반반 나눠서 투자했다고 밝혔죠. 이론적으로는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알아도 연금계좌는 자기 마음이 편안하게 운용해야 하니까요.
 마젤란펀드를 운용한 피터 린치. 13년간 누적 2700% 연 평균 29.2% 수익률을 기록했다. 46세에 은퇴한 파이어족이기도. 사진은 2016년 NBA 경기장에서. AP=연합뉴스

마젤란펀드를 운용한 피터 린치. 13년간 누적 2700% 연 평균 29.2% 수익률을 기록했다. 46세에 은퇴한 파이어족이기도. 사진은 2016년 NBA 경기장에서. AP=연합뉴스

장기투자, 분산투자, 리밸런싱. 중요한 건 아는데, 활황기엔 이런 얘기가 재미없게 들렸죠.
펀드 수익률과 투자자 수익률은 엄연히 달라요. 마젤란펀드(피터 린치가 운용)가 13년간 2700% 수익률을 냈다고 하지만, 정작 그 펀드 투자한 사람의 40%는 손해보고 나왔어요. 아무리 좋은 펀드를 골라냈어도 펀드 성과가 내 수익률이 되려면 투자 원칙을 세워야 하는 거죠. 경험적으로 TDF(타깃데이트펀드)에 투자한 분들은 단기 수익률이 떨어져도 덜 힘들어 해요.”
어차피 은퇴할 때까지 투자하기로 한 돈이라서요?
선언효과이죠. TDF는 연도를 딱 정해놓고 투자하잖아요. ‘TDF 2035'이면 2035년까지 투자하기로 한 거니까 지금 시장 하락한다고 해도 걱정을 덜 하죠.”

※이 기사는 3월 2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https://www.joongang.co.kr/newsletter/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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