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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종인 "尹이 이기면 5%P차, 李가 이기면 2%P차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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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단일화 얘기를 많이 했으니 심리적인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사실 안 후보의 지지도에서 (윤 후보로) 빠질 수 있는 건 다 빠져나갔다. 합쳤다고 안 후보 지지도가 다 가는 게 아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심리적인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직 6일이나 남았으니 (대선 결과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은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던 지난해 12월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김경록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심리적인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직 6일이나 남았으니 (대선 결과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은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던 지난해 12월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김경록 기자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과 2016년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승리, 지난해 4·7 보궐선거 국민의힘 압승을 지휘했던 김 전 위원장은 3일 오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6일이나 남았으니 (대선 결과는) 알 수 없다”며 “윤 후보가 이기면 4~5% 포인트 차이로 이길 것이고,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이기게 되면 2% 포인트 정도 차이로 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에 대해 “통합정부라는 개념 자체를 사용한 건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합당을 하면 통합정부가 아니다. 합당하면서 다당제를 얘기하는 (안 후보의) 말 자체가 모순된 얘기”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야권 단일화 기자회견 2시간 뒤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김 전 위원장 사무실에서 한 시간가량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극적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가 됐다. 어떻게 보나.  
“후보 단일화를 한다 한다 했으니 최종적으로 이뤄진 거다. (안 후보가) 안 된다고 했지만, 심경의 변화가 온 것 아니겠나. 워낙 지지도가 지리멸렬하게 가니, 그런 게 심리적으로 작동하지 않았겠나. 그렇게 본다.”
‘국민통합정부’를 명시한 공동선언문도 나왔다.
“누가 되든 통합정부를 하지 않고서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다만 실천을 어떻게 할 거냐가 중요하다. 실무자들이 (합의문에) 아름다운 얘기를 다 써놓으면, 그냥 말로는 뭘 못하겠나.”
진정성을 의심하나. 
“진정성은 두고 봐야 아는 거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 뭘 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그 사람의 책임, 성실성에 달린 거다. ‘인테그리티’(integrity·정직성)가 얼마만큼 있어 약속을 잘 지키고 정직하냐, 이거다.”
최근 민주당도 ‘통합정부’를 내걸었다. 
“일단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정치개혁을 할 수 있는 한쪽 여건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후보와 지난달 6일 독대했다. 어떤 얘기를 했나.
“대통령의 막강한 권력을 어느 정도 축소해야 한국 정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개헌을 절대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를 했다.”
조언을 받아들였다고 보나.
“현재로써는 본인 스스로 그렇게 하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양당 후보 모두 똑같이 ‘통합정부’를 얘기한다.
“그렇게 말하니 일단 믿고 싶지만, 과연 실현될 거냐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다. 선거 전에는 이기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 할 수 있다. 과거 ‘3당 합당’ 때도 문서로 약속한 것이 합당 뒤 폐기됐고, DJ·JP가 합의했던 내각제 개헌도 대통령 된 다음 무산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경제 민주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뒤, 인수위 때 그 말 자체를 완전히 없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자신의 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출간 기념 강연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책 맺음말에서 대통령의 자격으로 '정직성'(integrity)을 꼽았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자신의 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출간 기념 강연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책 맺음말에서 대통령의 자격으로 '정직성'(integrity)을 꼽았다. 국회사진기자단

김 전 위원장은 대한민국에 성공한 대통령이 없는 원인을 현행 헌법에서 찾았다. 그는 “1987년 개헌 당시 대통령 직선제만 도입했지, 대통령이 모든 걸 다 할 수 있게 한 권력구조 문제는 일체 손을 못 봤다”며 “그래서 대통령에게 ‘이건 안 된다’ 얘기하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게 됐고, 오늘날 대한민국이 이런 모양이 됐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위해선 지도자의 생각이 바뀌어야 하고, 그러려면 지도자가 제멋대로 하도록 한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논리였다.

대선 후보 TV토론은 어떻게 봤나.
“철저하게 준비들이 안 된 상태로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지금 보면, 이재명·윤석열 두 사람 모두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간다는 확고한 비전을 별로 제시한 게 없다. 서로 네거티브 전쟁만 했다.”
대통령 후보가 모든 사안에 박식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도 있다.
“그건 아니다. 대통령이 되는 사람은 그래도 나라 전체에 대해 각 분야에 대한 기초 상식은 좀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게 김영삼 전 대통령 아닌가. ‘신체만 건강하면 머리는 없어도 사람을 빌리면 된다’고 하다가, 결국 IMF 사태가 일어났다.”
정권교체론이 높은데도 선거는 박빙이다. 
“(야당) 스스로가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거다. 그나마 이준석 대표와 화해를 해서 이 정도라도 된 거지, 그때 화해를 안 했으면 이것도 안 됐을 거다.”
남은 기간 승부처는 뭐라고 보나.
“사람이 어느 정도 진정성을 가지고 유권자를, 국민을 대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미사여구만 가지고 국민을 현혹하면 안 된다. 정치인은 자기 스스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든 간에, 지금 약속한 것들을 이행하지 않으면 그 정권도 성공 못 한다. 미리 단적으로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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