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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치인 몇몇이 나라 운명 맘대로 할 수 있나” 단일화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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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로’ 유세에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로’ 유세에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왕조 시대에도 (왕이) 백성을 두려워했거늘, 1인 1표의 국민주권 국가에서 감히 정치인 몇몇이 나라의 운명을 맘대로 할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위해서 우리 국민이 결단할 것이라 믿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3일 서울 영등포구 유세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까지도 국민과 역사를 믿고 이 자리에 왔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민생과 경제, 평화, 그리고 통합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국민의 손을 잡고 꿋꿋하게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현재 판세에 대해 “초박빙이라고 한다. 10표 차이로 결정날지도 모른다고 한다”고 말한 뒤,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우리가 조직해서 행동하자. 한 명이라도 더 설득해 달라”고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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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이 후보와 단일화한 뒤 이날 유세에 함께 나선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는 보다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가치를 공유하며 힘을 합쳤기 때문에 국민이 ‘두 사람이 만들 대한민국의 비전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서 “(야권 단일화는) 국민이 ‘어떤 자리를 나눠 가질 것이냐’고 묻는다. 왜냐하면 이익에 따른 야합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점심시간대에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여성 유권자를 상대로 한 집중 유세를 벌였다.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상징하는 장미를 들고 무대에 등장한 이 후보는 윤 후보를 겨냥해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이상한 소리를 저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는 여성의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현실로 분명하게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폄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에 초점을 맞춘 공약을 내건 윤 후보를 “갈등 유발자”라고 비판하며 “정치는 갈등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해결해야 한다. 저 이재명은 갈등 조정자, 해소자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 후보는 또 “범죄 걱정 없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 확대’ 등을 약속했다. 특히 디지털성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강력하게 대응하고, 범죄 수익은 한 푼도 남기지 않고 완벽하게 몰수하겠다”고 말해 지지자의 환호를 끌어냈다.

보신각 유세 중엔 이 후보를 지지하는 2030 여성 7431명의 지지 선언도 있었다. 연단에 오른 박지현 선대위 디지털성범죄근절특위 위원장은 ‘그나마 여가부의 지원을 받아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데, 여가부가 사라져 지원을 받지 못할까 봐 두렵다’ 등의 성폭력 피해자의 사연을 대독한 뒤, “왜 피해자가 대통령 후보가 낸 공약 때문에 불안에 떨어야 하나”라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추적해 고발한 ‘추적단 불꽃’의 활동가로, 지난 1월 민주당 선대위에 합류했다.

한편 이 후보 선대위는 이날 데이트폭력 처벌법 제정, 자동육아휴직 등록제 도입, 고용평등 임금공시제 도입 등 여성 관련 공약을 내놓았다. 앞서 우상호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흐름 등을 근거로 “20~30대 여성이 이재명 쪽으로 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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