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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평균 수명, 76.8세…최장수는 98세 롯데 故신격호

중앙일보

입력

신격호 롯데 창업주의 2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월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임직원들이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격호 롯데 창업주의 2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월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임직원들이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재벌’들의 평균 수명이 76.8세로 국민 기대수명 83.5세보다 낮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내 재벌가 평균 수명현황 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997년부터 관리해온 대기업집단(그룹) 중 해당 그룹 전·현직 총수를 비롯해 주요 오너 경영자 등 이달 1일 이전에 별세한 62명이다. 그룹이 이미 해체돼 사라진 곳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이번 조사 대상 60명 내외 재벌가의 평균 수명은 76.8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년 나이순으로 놓고 보더라도 62명 중 78세가 중간에 해당했다. 평균 수명보다 긴 경우는 62명 중 36명(58.1%)이었다.

이는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국민기대수명 83.5세보다 낮은 수준이다. 실제 84세 이상 삶을 누렸던 재벌가는 62명 중 22명으로 3분의 1 수준이었다.

60여 명 중 5년 단위별로 살펴보면 향년 85~89세 사이가 12명(19.4%)으로 최다를 차지했다. 이 중 향년 85세와 86세가 각 4명으로 많았다. 이 중 정주영(1915년-2001년) 현대그룹 창업주는 신용호(1917년-2003년) 교보생명 창업주, 정인영(1920년-2006년) 한라그룹 명예회장, 구평회(1926년-2012년) E1 명예회장과 동일한 나이인 86세에 생을 마감했다.

80대 후반 다음으로는 75~79세에 세상을 떠난 이들이 11명(17.7%)으로 많았다. 78세에 세상을 떠난 이건희(1942년-2020년) 삼성전자 회장 등이다.

이어 80~84세(8명, 12.9%), 90~94세 및 60~64세(각7명, 각11.3%), 70~74세(6명, 9.7%), 65~69 및 50~54세(각3명, 각4.8%), 95~99세 및 55~59세(각2명, 각3.2%)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중에는 40대에 세상을 일찍 떠난 경우도 1명(1.6%)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100세 넘은 재벌가는 명단에 없었다. 75세 이전에 별세한 재벌가도 22명(35.5%)으로 평균 3명 중 1명꼴 수준이었다.

조사 대상자 중 90세 이상 비교적 장수한 오너는 9명(14.5%)으로 조사됐다. 가장 장수한 총수는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였다. 신격호 창업주는 1922년에 태어나 2020년 9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오너 중심 경영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그룹 총수의 수명(壽命)은 후계자에게 경영 수업과 그룹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보이지 않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 “특히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그룹 총수가 일찍 유명을 달리할 경우 후계자 선정과 지배구조 변화 및 사업 구도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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