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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전기차 17종 출시” 현대차 ‘전동화’ 가속페달

중앙일보

입력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 현대차]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4만여 대였던 전기차 판매량을 2026년까지 84만 대, 2030년엔 187만 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2일 열린 ‘2022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에서 회사의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이렇게 소개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을 5년 내 6배, 10년 내 13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면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대 초반에서 2030년 7%로 상승한다.

이날 장 사장은 전기차 라인업부터 배터리 개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 방안 등 현대차의 ‘전기차 청사진’을 공개했다. 장 사장은 이에 대해 “현대차의 중심축이 전기차로 완전히 옮겨지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른바 ‘전동화 체제’로 가속 페달을 밟겠다는 얘기다.

올해 아이오닉6 출시…2030년 전기차 17종 

먼저 차종을 대폭 늘린다.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2030년까지 각각 11종, 6종 등 총 17개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방침이다. 현재는 9종(현대차 7종·제네시스 2종)을 내놓고 있다.

먼저 현대차는 지난해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의 성공적인 출시에 이어 올해 아이오닉6, 2024년 아이오닉7을 차례로 선보인다. 향후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G80 전동화 모델과 전용 전기차 GV60를 선보였고, 올해 GV70 전동화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차량으로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장 사장은 “2030년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12%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전기차 2021년 판매실적 및 2030년 목표.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현대차 전기차 2021년 판매실적 및 2030년 목표.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현대차 주요 전기차 누적판매량.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현대차 주요 전기차 누적판매량.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지역별로는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는 미국과 유럽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18년 162만 대에서 2020년 222만 대, 지난해 471만 대로 껑충 뛰었다. 자동차업계는 올해 682만 대, 내년에는 865만 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미국·유럽 등에선 탄소중립 정책 목표에 맞춰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의 전환에 나선 상태다. 현대차가 당장 시장성이 높은 미국·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다.

미국 시장에선 2030년 전체 자동차 판매의 58%에 해당하는 53만 대를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48만 대(69%)를 판매할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전동화가 느리게 진행 중인 국내에선 29만 대(36%) 판매 목표를 세웠다.

수익성도 확대한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지난해 5.7%였던 전기차 부문 영업이익률을 2025년 8%, 2030년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2일 ‘2022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의 중장기 전동화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2일 ‘2022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의 중장기 전동화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작년 글로벌 5위…테슬라 1위, 상해기차 2위    

장 사장은 또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생산 설비를 전동화에 최적화한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9개 생산 거점 중 국내와 체코 중심인 전기차 생산 기지를 더 늘리고,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등 주요 지역에서 배터리 현지 조달을 추진한다. 장 사장은 “자체적으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 전기차 판매량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글로벌 시장 전기차 판매량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지난해 전기차 브랜드별 판매량.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지난해 전기차 브랜드별 판매량.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전동화 공정 혁신, 노조 설득이 과제”

현대차는 지난 한해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23만 대를 팔아 5위를 기록했다. 테슬라(미국)가 92만 대를 팔아 부동의 1위다. 이어 상해기차(중국) 61만 대, 폴크스바겐(독일) 43만 대, BYD(중국) 33만 대 순이었다.

주력 차종인 아이오닉5, EV6가 해외에서 잇따라 호평을 받으며 선전했지만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주요 경쟁사들이 전기차 신차를 쏟아내고 있고, 중국은 정부의 전폭 지원을 등에 업고 전기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품 경쟁력 강화와 노조와 상생 전략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현대차 노조는 전동화 이행이 생산공정 감축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정 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순식간에 경쟁업체에 뒤처질 수 있다”며 “직원 대상으로 디지털 재교육 등 순조로운 전동화 이행을 위한 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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