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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무자비 공습 "남부 거점 헤르손 장악"…우크라 측은 부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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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네덜란드 매체 'BNO뉴스'가 공개한 2일(현지시간) 헤르손 현장 사진. BNO는 ″러시아 군대가 헤르손 거리에서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 캡처]

네덜란드 매체 'BNO뉴스'가 공개한 2일(현지시간) 헤르손 현장 사진. BNO는 ″러시아 군대가 헤르손 거리에서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 캡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7일째인 2일(현지시간)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장악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를 부인하며 "계속 교전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이날 제2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에도 공수부대를 투입해 양측 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타스통신은 이날 러시아 국방부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헤르손을 장악했다"며 "도시의 교통과 기반 시설과 생활 지원 시설은 운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도 "러시아군이 남부도시 헤르손을 점령한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이 불분명하지만, 러시아 군대가 도심 거리를 돌아다닌다는 현지 보도가 있다"고 전했다.

전날 이고르 콜리카예프 헤르손 시장은 현지 매체에 "러시아군이 (헤르손의) 철도와 항구를 점령했다"며 "전쟁이 진행 중이며 도시 진입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또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CNN은 우크라이나 당국이 헤르손 함락 보도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현재 교전은 진행 중"이며 "도시는 완전히 점령되지 않았고, 일부 지역은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림반도 인접한 '군사적 요충지'

인구 28만명의 헤르손은 우크라이나 중심을 흐르는 드네프르강, 흑해와 인접했다. 이 때문에 크림반도를 통해 국경을 넘은 러시아군의 진격 루트로 관측됐다고 CNN은 전했다. 크림반도에 많은 병력을 집결시킨 러시아가 헤르손을 차지할 경우 북진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헤르손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나 니콜라예프 등과도 인접한 교통 중심지다.

워싱턴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지난 1일 ‘러시아군 공격 전략 평가’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은 당분간 니콜라예프와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서쪽으로 진격하기에 유리한 헤르손을 점령하기 위해 공을 들일 것"이라고 했다.

제2도시에는 공수부대 진입

이날 러시아군은 제2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에도 공수부대를 투입했다. 이후 치열한 공방전이 진행 중이라고 BBC 등 외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공수부대가 하르키우에 진입해 현지 병원을 공격했다"며 "우크라이나군과 교전 중"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하르키우에 대한 러시아군의 포격이 재개됐으며, 이후 지역 청사나 주거용 건물 등이 붕괴됐다고 밝혔다.

 2일 러시아군의 포격과 공습으로 하르키우 곳곳이 붕괴됐다. AFP=연합뉴스

2일 러시아군의 포격과 공습으로 하르키우 곳곳이 붕괴됐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수도 조여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포인트.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포인트.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러시아가 남부 거점인 헤르손을 발판 삼아 키이우(키예프)에 대한 포위 공격을 노린다는 전망도 있다. ISW는 "러시아군의 핵심 목표는 키이우 진입"이라며 "이를 위해 네 가지 진입로를 확보 중"이라고 했다.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피해 현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피해 현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ISW의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키이우 북쪽 벨라루스와 동쪽 하르키우와 돈바스 지역, 남쪽 크림반도 등 북·동·남 방면 4곳을 진격 루트로 삼고 있다. 보고서는 "러시아군이 헤르손을 차지할 경우 우크라이나 남서쪽 도시 공격 재개가 가능해진다"며 "러시아군은 이밖에도 하르키우를 장악하고 돈바스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도시인 마리우폴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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