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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22] ‘남 좋은 일 하겠다’는 KT…구현모 “우린 B2B로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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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KT는 더 이상 통신사가 아닙니다. 다른 산업의 혁신을 이끄는 B2B(기업 간 거래) 회사가 될 겁니다.

구현모 KT 대표가 MWC 2022가 진행되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NH칼데론 호텔에서 1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KT

구현모 KT 대표가 MWC 2022가 진행되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NH칼데론 호텔에서 1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KT

구현모 KT 대표는 1일(현지시각) MWC 2022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2020년 취임후 줄곧 강조한 ‘탈(脫)통신’과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로의 체질 개선 의지를 이날도 분명히 했다. 특히 구 대표는 다른 산업의 혁신을 돕는, ‘남 좋은 일’ B2B 사업 의지를 강조했다.

“KT 매출 40%, 이미 비통신”

구현모 대표는 “2년 전 CEO가 되면서 KT가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을 넓혀야겠다고 생각했다. 통신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있었고 15년간 매출이 15조원을 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구 대표는 성장 둔화를 극복하고자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DX),미디어·콘텐트, 금융으로 핵심 신사업을 재편했다. “AI와 DX는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본 것이고, 미디어·콘텐트·금융은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만큼 다른 분야로 확장하기 좋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구 대표는 이어 지난 2년의 성과와 앞으로의 KT 계획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전통적인 통신 영역의 매출이 60%, B2B·디지코 매출이 40%기 때문에 (KT를) 통신회사로만 보기 어렵다”며 “AI 상담센터(AICC)와 로봇을 통해 고객의 삶을 변화시키는 회사, DX 솔루션을 통해 다른 산업의 혁신을 이끄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MWC에 와보니 2년 전 KT의 전략 방향이 맞았더라”며 “통신사엔 변화하는 사업자와 머물러있는 사업자가 있는데, 화웨이 같은 변화하는 사업자들은 다 B2B를 이야기 한다”고 덧붙였다.

2021년 KT 매출구조. 사진 KT

2021년 KT 매출구조. 사진 KT

디지코 B2B의 최전선 ‘KT클라우드’

DX에서는 ‘클라우드’를 특히 강조했다. KT는 최근 성장성이 높은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리해 신설법인 ‘KT클라우드’를 설립했다. 이날 MWC 현장에서도 구 대표는 아담 셀립스키 AWS CEO를 만나 양사 간 협력관계를 다졌다. 지난달엔 국내 1위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 ‘메가존클라우드’에 1300억원을 투자했다. KT가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건 2017년 케이뱅크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KT의 클라우드·IDC 매출은 전년 대비 16.6% 성장한 4559억원이다. 비중만 보면 전체 매출(25조원)의 1.8% 수준이지만, 연 성장률이 1~2%에 그치는 유무선통신보다 전망이 밝다. 이날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은 “국방·철도·공공 등 폭증하는 디지털 전환 수요를 흡수하겠다”며 “KT는 네이버·카카오는 할 수 없는, 인프라 위에 디지털 서비스를 올리는 데 특화된 회사”라고 언급했다. KT는 국내 클라우드 IT 인프라 시장이 연평균 15%씩 성장해 2025년 2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구 대표는 “KT 기업가치가 정체된 이유는 이익을 내는데도 성장을 못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는 여러 사업 대신 ‘똘똘한 놈’ 잡아 선택과 집중하고, 적극적인 투자·인수와 전문 법인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구 대표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3조 5000억원 이상을 클라우드·콘텐트·금융 등의 전략적 투자에 사용했다. 지난 1월 신한금융지주와 4375억원씩 지분 맞투자를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구현모 KT 대표가 MWC 2022가 진행되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NH칼데론 호텔에서 1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윤경림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 구현모 대표, 신수정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 사진 KT

구현모 KT 대표가 MWC 2022가 진행되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NH칼데론 호텔에서 1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윤경림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 구현모 대표, 신수정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 사진 KT

글로벌 통신사 “넷플릭스·유튜브 돈 내라”

이날 간담회에선 넷플릭스·유튜브 등 대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콘텐트사(CP)들과 통신사들 간 ‘망 비용’ 갈등에 대한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의 첫 공식입장이 전해졌다. 구현모 대표는 국내 통신사 CEO 중 유일한 GSMA 이사회 멤버다. 구 대표는 “GSMA 산하 정책 연구그룹에서 글로벌 CP들도 (망 사용료와는 다른) 망 투자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방안은 정부 주도 펀드를 만들고, 거기에 글로벌 CP들이 돈을 내는 형태일 것이란 보고서를 이사회가 승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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