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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등교 시작…"의무냐, 권고냐" 자가검사 놓고 혼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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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8시 30분 서울 노원구 태랑초등학교 정문 앞은 마스크를 쓰고 엄마 손을 잡은 아이들로 북적였다. 교문에는 '부모님 동행은 여기까지'라고 쓴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조심하라"며 손을 흔드는 부모를 뒤로 하고 교실을 향해 뛰어가는 아이들 표정은 밝았다. 한 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는 "아이가 오랜만에 학교에 간다고 들떠있다"며 "불안하지만 학교엔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새학기 첫 등교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새학기 첫 등교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미크론 확산으로 하루 확진자 수가 22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전국 초·중·고교가 일제히 개학했다. 오랜만에 등교한 학생들의 표정은 밝았지만 학교 방역을 두고 현장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주 2회 등교 전 자가검사를 할 것을 권고했다. 강제성이 없는 '권고'라지만, 학부모들은 정말 자가검사를 안해도 되는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양성, 음성 양자택일…어떻게 강제 아니냐" 

특히 학교마다 자가검사에 대한 안내가 제각각이라 혼선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윤모(40)씨는 "개학 전 가정통신문을 받았는데 어디에도 자가검사가 필수가 아니라는 설명은 없었다" 며 "'검사 결과 양성일 경우 담임에게 연락하고 음성일 경우 등교하라'며 양자택일하라는데 어떻게 강제가 아니냐"고 했다.

자가검사 관련 안내가 아예 없어 직접 학교에 문의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오모(43)씨는 "옆 학교는 벌써 안내를 했다는데 아무 소식도 없어 학교에 전화해서 개학식에 키트를 배부하는지, 아이들에게 자가검사 교육을 해주는지 물어봐야 했다"고 했다.

새 학기 전면 등교 첫 날인 2일 오전 제주시 월랑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자가진단키트 교육을 받고 있다. 뉴스1

새 학기 전면 등교 첫 날인 2일 오전 제주시 월랑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자가진단키트 교육을 받고 있다. 뉴스1

대체 인력 대란…교육부 채용 조건 일시 완화 

학교들은 교직원의 감염에 대체 인력을 구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각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지난달 말부터 임시 담임교사와 방과 후 시간 강사 등 구직 공고 수십건이 올라왔다. 교직원의 코로나 확진이 이어지면서 개학을 맞은 학교들이 인력 충원에 나선 것이다. 정해웅 태랑초 교장은 "선생님이 확진되면 학교는 말 그대로 비상인데 기간제 교사를 구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미리 섭외할 순 없고 감염자가 나오면 그때그때 사람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3월 초·중순 확진자 규모가 정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교육부는 기간제 교원의 연령 제한 없애는 등 채용 조건을 일시적으로 완화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오전 세종시 집현초등학교에 새 학기 첫 등교하는 어린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오전 세종시 집현초등학교에 새 학기 첫 등교하는 어린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같은 혼선에도 교육 당국은 정상 등교 원칙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2일 서울 강남구 도곡중학교를 찾아 등교하는 학생들을 직접 맞이하며 "오미크론이 정점인 상황이지만 (등교는) 우리가 한번은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라면서 "등교 수업 감소로 학습 결손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학부모들도 등교 수업을 상당히 선호하고 환영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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