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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 경기둘레길 첫 완주한 70대…"면허증 없는게 걷기 비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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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둘레길을 완주한 이관표(맨 왼쪽)씨와 선우정(맨 오른쪽)씨. 경기도

경기둘레길을 완주한 이관표(맨 왼쪽)씨와 선우정(맨 오른쪽)씨. 경기도

경기도 외곽 860km를 잇는 도보길인 ‘경기둘레길’의 완주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선우정씨(73·경기 수원시)와 이관표씨(65·충북 제천시)다. 이들은 둘레길 60개 코스의 시작점과 종점 스탬프 120개를 스탬프북에 인증해 완주자로 인정받았다.

경기도는 이들에게 완주 인증서와 기념품을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 경기둘레길은 김포·고양·파주·연천·포천·가평·양평·여주·이천·안성·평택·화성·안산·시흥·부천 등 15개 시·군의 숲길과 마을안길, 하천길, 제방길 등을 연결해 경기도를 순환하는 도보 여행길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가 아름다운 평화누리길(김포~연천 186㎞), 늦가을 단풍과 낙엽을 바라보는 경기숲길(연천~양평 245㎞), 시원한 강바람을 맞는 경기물길(여주~안성 167㎞), 갯내가 가득한 경기갯길(평택~부천 262㎞) 등 4개 권역으로 구성됐다.

정거장 5~6개는 걸어서 이동하는 걷기 애호가

첫 완주 인증을 받은 선우정씨는 걷기 애호가다. 40여년을 설계사무소를 운영하다 은퇴한 뒤 2019년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도 고성을 연결하는 해파랑길(770㎞)을 시작으로 국내 장거리 걷기 길을 대부분 완주했다. “매년 3000㎞ 걷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그는 2018년 경기둘레길 조성 계획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꼭 도전하겠다”고 계획했다. 시범구간이 개통한 지난해 10월 31일부터 49일 동안 둘레길을 찾아 올해 1월 20일 경기둘레길의 모든 코스를 완주했다.

경기둘레길을 처음으로 완주한 선우정(왼쪽)씨. 경기도

경기둘레길을 처음으로 완주한 선우정(왼쪽)씨. 경기도

선우씨는 걷기 비결을 “운전면허증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젊었을 때 술을 너무 좋아해서 ‘이러다 운전대 잡으면 큰일난다’는 생각에 아예 운전면허 시험을 보지 않았다”며 “버스정류장 5~6 정거장 정도는 그냥 걸어서 이동했더니 걷는 것이 몸에 뱄다”고 말했다.
경기둘레길 완주를 끝낸 선우씨는 이번엔 제주도 올레길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코로나19 이후 아내와 도보 여행 다닌 경험이 완주로

2호 완주자인 이관표씨는 아내 한연옥(65)씨와 함께 경기둘레길을 걸었다. 지난해 10월 2일부터 올해 1월 22일까지 27일 만에 완주했다. 이들 부부 역시 걷기 애호가다. 시작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었다. 세명대학교 호텔관광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이씨는 2018년 연구년을 순례길을 걷으면서 보냈다. 이후 동해안과 남해안, 서해안 등 국내 걷기 코스를 모두 완주하고 경기둘레길에 도전했다고 했다.

경기둘레길 두번째 완주자인 이관표(왼쪽)씨. 경기도

경기둘레길 두번째 완주자인 이관표(왼쪽)씨. 경기도

부부가 함께 걷기를 하게 된 계기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있었다. 2020년부터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시간이 비는 날이 많았다. 이씨는 “미리 영상 수업 자료를 만들면 시간이 남아 아내와 걷기 시작했는데 이게 취미가 됐다”며 “경기둘레길이 개통했다는 말에 도전했는데 경기도는 산·바다·강·철책선 등이 모두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코스에 따라 난이도와 볼거리가 달라져 마치 종합 세트 상품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둘레길은 '종점까지 몇 ㎞ 남았다’는 안내판이 있는데 경기둘레길엔 없더라”며 “인증샷 등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념표지석을 중간중간 설치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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