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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식단 관리 중이지만 탄수화물이 당길 때 먹는 파스타

중앙일보

입력

김혜준의〈건강식도 맛있어야 즐겁다〉

서구화된 식습관이 일상화된 요즘, 당뇨를 관리하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당뇨는 일상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는 생활 질병입니다.〈건강식도 맛있어야 즐겁다〉에서는 레스토랑 브랜딩 디렉터, 푸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는 김혜준 대표가 어느 날 찾아온 당뇨를 관리하며 생긴 다양한 이야기와 맛을 포기할 수 없어 만든 당뇨 관리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당뇨로 고민 중이라면 김혜준 대표와 함께 식생활을 바꿔보세요.

⑧ 봄동 통밀 파스타

제철을 맞아 단맛이 제대로 나는 봄동과 잘 익은 토마토를 가득 넣은 봄동 통밀 파스타. 사진 김혜준

제철을 맞아 단맛이 제대로 나는 봄동과 잘 익은 토마토를 가득 넣은 봄동 통밀 파스타. 사진 김혜준

그 이름부터 유난히 봄을 떠올리게 하는 채소가 있다. ‘봄동’이다. 겨울에 파종해 1~3월이 제철인 이 귀여운 배추는 잎을 오므려 통통하게 자라나는 결구형 배추와는 다르게 잎이 꽃처럼 사방으로 펼쳐진 모양을 하고 있다. 이름도 그렇지만 꽃 같은 모양마저도 싱그러운 봄을 느끼게 한다.

봄 채소하면 보통 떠올리는 냉이나 달래와 달리, 봄동은 달고 시원한 맛이 매력이다. 봄동이 나오는 철이 되면 꼭 떠오르는 엄마의 음식이 있다. 엄마는 큰 냄비에 물을 끓여 봄동을 살짝 데쳐낸 다음 쌈을 싸서 먹게끔 준비해주셨다. 하나가 더 있는데, 멸치 육수에 된장을 풀고 봄동을 넣어 뭉근하게 끓여낸 된장국이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 김태리가 눈밭에 숨겨져 있던 봄동을 찾아 칼로 석석 베어낸 다음 끓여 먹던 그 된장국처럼 말이다.

달고 시원한 맛이 매력인 봄동은 1~3월이 제철이다. 사진 김혜준

달고 시원한 맛이 매력인 봄동은 1~3월이 제철이다. 사진 김혜준

봄동을 포함한 배추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노화를 방지하거나 암 예방에 좋다고들 하지만, 단백질 함량은 낮은 편이다. 그래서 육류나 흰살생선을 구워 함께 쌈을 싸 먹거나, 샐러드로 만들어 고기와 곁들여 먹으면 영양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봄동을 데쳐 쌈을 싸 먹거나 고기와 두부와 함께 만두소로 다져 넣어 먹어온 걸 보면, 이런 영양 밸런스를 어른들은 이미 본능적으로 알고 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봄동으로 할 수 있는 요리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노릇하게 구워낸 봄동전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입맛이 없을 때는 빨간 고춧가루와 부추를 더해 손으로 석석 버무려 낸 겉절이를 해 먹어도 좋다. 더 새로운 음식을 먹고 싶다면, 봄동과 함께 파파야를 채 썰고 태국식 피시 소스를 더해 새콤하고 짭짜름하게 ‘쏨탐(태국식 샐러드)’을 무쳐 먹는 것도 추천한다. 싱그럽게 씹히는 채소를 먹는 것만으로 봄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식단을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새 메뉴를 만들 때는 늘 양념을 세게 하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곤 한다. 역시 가장 멀리하게 되는 식재료는 탄수화물이다. 그래서 흰쌀밥이나 국수류의 섭취를 줄이는데, 그래도 또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는 통밀 파스타를 이용해 채소와 해산물을 담뿍 넣은 요리로 그 열망을 해소하곤 한다.

봄동 통밀 파스타에 들어가는 재료. 사진 김혜준

봄동 통밀 파스타에 들어가는 재료. 사진 김혜준

통밀 파스타에 넣을 재료로는, 시원한 맛을 주면서 자연스러운 염도를 더해줄 동죽과 안초비로 골랐다. 여기에 아삭한 식감이 좋은 연근과 감칠맛을 보장해주는 잘 익은 토마토,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철을 맞아 단맛이 제대로 나는 봄동을 넣는다. 봄동과 알배추는 조리를 할수록, 그 단맛이 자연스레 주재료에 배어든다. 덕분에 통밀 파스타의 맛의 균형을 맞춰주고 식감의 상쾌함을 돋보이게 해준다. 그뿐이 아니다. 봄동의 초록색과 토마토의 빨간색이 어우러진 파스타를 보니, 색깔만으로도 봄이 코앞에 다가왔다는 것이 느껴진다. 아직 바람은 차갑지만 벌써 마음이 설렌다.



Today’s Recipe 김혜준의 봄동 통밀 파스타  

“파스타를 만드는 일은 별다르게 대단한 기술이 필요로 하진 않는다. 중요한 것은 포장지에 쓰인 조리시간을 잘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면을 삶을 때 1분 정도를 덜 삶는 것만 잊지 않는다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멋진 파스타 한 그릇을 만들 수 있다. 면을 삶은 다음 마지막에 여러 가지 재료와 함께 따로 볶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또 면을 삶은 물 ‘면수’를 한 컵 정도 따로 남겨, 면을 팬에 넣고 재료와 오일에 유화시키는 과정을 잊지 말자. 이 과정을 ‘만테카레(mantecare)’ 혹은 ‘에멀전(emulsion)’이라고 부르는데 물과 기름이 엉겨서 면에 소스처럼 흡착이 되도록 만드는, 파스타의 가장 핵심적인 킥이다. 잘 만든 파스타가 보여주는 소스의 알맞은 흡착력은 식사하는 동안 맛이 균일하게 이어지는 안정성을 보여준다.”

'면수'로 면을 재료와 오일에 유화시키는 '만타카레(mantecare)'는 파스타 만들기의 핵심이다. 사진 김혜준

'면수'로 면을 재료와 오일에 유화시키는 '만타카레(mantecare)'는 파스타 만들기의 핵심이다. 사진 김혜준

재료 준비
재료(2인분) : 봄동 잎 10장, 통밀 파스타 100g, 동죽 또는 바지락이나 모시조개 100g, 연근 50g, 완숙 토마토 1개, 청양고추 2개. 안초비 2줄, 올리브오일, 파스타 삶을 때 필요한 소금 약간, 면수 200㎖(면을 삶은 후 따로 남겨둔다).

만드는 법 
1. 동죽이나 바지락, 모시조개 같은 조개는 전날이나 한나절 전에 해감을 시킨다. 손질된 조갯살은 요리 전에 씻어 놓는다.
2. 냄비에 물을 넉넉히 올린 다음 소금을 넣고 끓여 파스타를 삶을 준비를 한다.
3. 물이 끓을 동안 봄동 잎을 하나씩 떼어 깨끗하게 씻는다.
4. 봄동 잎은 물기를 제거하고 0.5㎝ 너비로 썰어둔다.
5. 물이 끓으며 파스타를 넣고 포장지에 적인 가이드 시간보다 1분을 빼고 삶는다.
6. 이때 엉덩이 부분에 십자가 모양으로 칼집을 낸 토마토를 끓는 물에 넣고 30초 동안 굴린 후 빼내 껍질을 벗긴다.
7. 연근, 토마토를 한입 크기로 썰고 청양고추를 잘게 썬다.
8. 가장 마지막에 안초비를 다지듯 썰어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과 함께 넣어 중불에 볶는다.
9. 씻어둔 조개를 넣고 볶다가 연근과 청양고추 1/2, 삶아 둔 면과 면수를 100㎖ 넣어 익힌다. 나머지 면수는 조리해가며 가감해 넣는다.
10. 면수가 면에 흡착돼 졸아들면 봄동과 토마토를 넣고 2분 정도 더 익힌 후에 마무리한다.
11. 그릇에 담고 후추와 올리브오일을 약간 더해 완성한다.

김혜준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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