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도 챔스리그도 못 뛴다

중앙일보

입력 2022.03.0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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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전쟁 반대 배너를 들어 보인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시애틀 사운더스 팬. [AP=연합뉴스]

전쟁 반대 배너를 들어 보인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시애틀 사운더스 팬.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한 러시아가 카타르월드컵에서 퇴출당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 등 클럽대항전에서도 러시아 팀은 뛸 수 없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은 1일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러시아 국가대표팀과 클럽팀의 FIFA 및 UEFA 주관 국제 대회 출전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국제 대회에서 러시아의 국가명과 국기·국가 등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제재 조치를 한층 강화한 결정이다. 당시 FIFA는 “러시아 선수들은 향후 국제 대회에서 러시아축구협회(RFU) 소속으로 출전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스키 플레이트에 ‘전쟁을 멈추자’고 적은 폴란드 스키 점프 영웅 카밀 스토흐. [로이터=연합뉴스]

스키 플레이트에 ‘전쟁을 멈추자’고 적은 폴란드 스키 점프 영웅 카밀 스토흐. [로이터=연합뉴스]

FIFA가 하루 만에 러시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이유는 ‘러시아 국가명 사용 금지’ 조치에 대해 전 세계 축구계가 ‘솜방망이 징계’라며 일제히 비난했기 때문이다. 폴란드·스웨덴·체코 등 러시아와 카타르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를 치를 예정이던 나라들이 “러시아와 경기를 보이콧하겠다”고 버틴 것도 FIFA에 부담이 됐다.

FIFA는 ‘국제 대회 러시아 퇴출’이라는 강경 조처를 내린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의 피해를 본 모든 이들과 강력한 연대 의지를 표명하고자 한다”면서 “축구가 세계 평화에 기여하길 바란다”는 입장문을 냈다.

러시아 징계는 1990년대 초반 내전으로 국제 대회 출전 자격을 잃었던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사례와 비슷하다. 당시 유고 연방은 유로1992 본선 진출권을 확보한 상태였지만, UEFA가 내전을 이유로 출전권을 박탈했다. 이후 FIFA도 제재에 동참해 유고슬라비아를 1994 미국월드컵에 나서지 못하게 했다. 이후 유고 연방은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코소보 등 여러 나라로 쪼개졌다.

스페인 프로축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구장(완다 메트로폴리타노) 외벽을 밝힌 전쟁 반대 네온 사인. [AFP=연합뉴스]

스페인 프로축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구장(완다 메트로폴리타노) 외벽을 밝힌 전쟁 반대 네온 사인. [AFP=연합뉴스]

FIFA와 UEFA가 정치적인 이유로 국제대회 출전 자격을 박탈한 것과 관련해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축구협회는 FIFA의 결정이 내려진 직후 성명을 내고 “러시아 소속 모든 축구팀을 국제 대회에 참가하지 못 하게 한 FIFA와 UEFA의 결정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이번 결정은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P 통신은 “러시아가 반발하고 있지만, FIFA 에겐 28년 전 유고의 선례가 있다”면서 “FIFA는 1964년과 1976년에 ‘인종 차별 정책을 고수한다’는 이유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제 대회 출전을 막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UEFA도 제재를 즉각 적용한다. 유로파리그 16강에 오른 러시아 클럽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를 실격 처리하고, 오는 7월 잉글랜드에서 열리는 UEFA 여자선수권대회에도 러시아의 출전을 금지한다. 아울러 러시아 석유·천연가스 기업 가즈프롬과 맺은 연간 4000만 유로(540억원) 규모의 스폰서십 계약도 중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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