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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남욱에 “시장님 선거 당선에 무조건 포커스 맞춰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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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변호사. 뉴스1

남욱 변호사. 뉴스1

성남시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2014년 성남시장 재선 당선을 논의한 정황이 대장동 녹취록에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규(53·구속기소)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시장님을 우리가 어떻게 당선시킬 거냐에 무조건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며 남욱(49·구속기소) 변호사에게 말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다.

남욱, 유동규 “시장님 절대 배신 못하게 만들 테니 걱정 말고" 발언 전달

1일 중앙일보가 확보한 2013년 4월 30일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남욱 변호사는 정영학(54·불구속기소) 회계사에게 유동규 전 본부장이 “대장동 사업은 어떤 방법이든 무조건 성공을 시켜야 된다”며 “내년 6월 (지방) 선거를 앞두고 대장동을 그 전에 터뜨릴지, 그 후에 터뜨릴지 고민을 같이 해서 어떡하면 니네도 돈벌이가 되고 이익을 극대화하고 시장님 재선을 위해서 어떤 식의 도움이 되는지 서로 상의해서 조율을 하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시장님 선거를 어떻게 우리가 당선시킬 거냐에 너랑 나는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야 된다, 무조건”이라며 “내가 이거 다 남욱이가 한겁니다. 시장님. 이렇게까지 했습니다. 시장님 (이라고 할거다)”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남 변호사는 또 유 전 본부장이 “너 절대 안 죽일 거니까 걱정하지 마. 형이 다 해 놓을 테니까 너 할 수 있는 것만 딱 해 놔. 나도 살고 너도 산다”라며 “결정적 순간에 딱 해갖고 시장님이 절대 배신 못 하게끔 나도 만들 테니까 그런 걱정하지 말고”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2014년 6·4 지방선거를 14개월 앞두고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사업 이익 극대화와 이재명 후보의 시장 재선을 연결지으며 민간사업자들에 역할을 당부했다는 것이다.

실제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4월 성남도시개발공사를 퇴사하고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뒤 그해 6월 이 후보가 시장 재선에 성공한 뒤 공사로 복귀했다. 2015년 3월 김만배씨 일당이 설립한 화천대유자산관리가 포함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대장동 민간사업자로 선정해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남욱 선관위, 검찰 라인은 김만배, 경찰은 정재창” 역할 분담 지시

2013년 4월 30일 녹취록에선 대장동 일당이 ‘이재명 시장 재선’을 위해 각자 어떤 역할을 할지 나누는 정황도 포함됐다. 남욱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은밀하게 선관위 쪽 라인을 좀 대봐라. 너(남 변호사)만. 아무도 모르게. 선관위쪽 라인을 한 번 대서 라인을 하나 갖고 있어라”라고 했다고도 전했다.

녹취록에는 화천대유의 대주주인 김만배(57·구속기소)씨와 위례자산관리 대주주 정재창(53)씨의 역할도 언급된다. 유 전 본부장이 “검찰 라인은 만배형하고, 만배형 서운하게 하지 말고 잘 케어해. 검찰 쪽 그만한 인맥 없다”며 “경찰 라인은 재창이가 하고 있다니까 관리 잘 하고 있어. 선거 때까지. 그다음에 은밀하게 선관위 쪽 사람 하나만 붙여놔 봐. 너 혼자.”라고 역할 분담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정씨는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와 초기 동업자 관계였다가 틀어진 뒤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를 상대로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뇌물을 준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120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3월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연합뉴스

3월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연합뉴스

해당 녹취록은 정영학 회계사가 김만배·유동규·남욱 등과 대화 및 전화통화를 녹음한 소위 대장동 녹취록 150개 가운데 하나다. 정 회계사가 지난해 9월 27일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에 녹취록과 녹취파일을 제출하면서 대장동 수사로 이어졌다.

남욱 변호사는 별도로 지난해 11월 검찰 조사에서 2014년 선거와 관련 “2014년 5월 이후 분양대행업체의 대표 이모씨로부터 22억 5000만원을 받아 이 가운데 12억원을 김만배씨에게 전달했다”며 “김만배씨는 그 일부인 3억 6000만원을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줘 이재명 시장 선거자금으로 썼을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일부 언론이 경악스러운 내용으로 대선에 개입하고 있다.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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