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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3·1절 기념식서 "임시정부 위대한 유산…韓·日협력 현세대 책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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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코로나 위기 속에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다"며 "힘으로 패권을 차지하려는 자국중심주의가 고개를 들고, 신냉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우회적으로 언급하면서 패권주의의 문제를 지적하고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보인다.

1일 문 대통령은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지난 100년, 우리는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가 꿈꿨던 민주공화국을 일궈냈다"며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선조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위대한 유산"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뿌리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식민지와 전쟁을 겪은 가난한 나라 대한민국은 청계천의 작은 작업장에서, 독일의 낯선 탄광과 병원에서, 사막의 뙤약볕과 전국 곳곳의 산업 현장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흘린 땀방울로 선진국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부산과 마산에서, 오월 광주에서, 유월의 광장과 촛불혁명까지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도 평범한 국민들의 힘이었다"며 "우리 정부 역시 국민의힘으로 탄생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경제 대국, 글로벌 수출 7위의 무역 강국, 종합군사력 세계 6위, 혁신지수 세계 1위의 당당한 나라가 됐다"며 "3·1 독립운동의 정신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주도해 갈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위기를 기회로 바꿔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며 "경제가 안보인 시대에 글로벌 공급망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등 우리에게는 다자주의에 입각한 연대와 협력을 선도할 역량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더 강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한반도 평화"라며 "3·1독립운동에는 남과 북이 없었다. 다양한 세력이 임시정부에 함께했고 좌우를 통합하는 연합정부를 이루었다"고 덧붙였다.

또 "우선 우리가 이루어야 할 것은 평화"라며 "한국 전쟁과 그 이후 우리가 겪었던 분단의 역사는 대결과 적대가 아니라 대화만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줬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출범 당시의 북핵 위기 속에서 극적인 대화를 통해 평화를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평화는 취약하다. 대화가 끊겼기 때문"이라며 "평화를 지속시키기 위한 대화의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日 선진국으로서 리더십 가지길 바란다" 

또 "한·일 양국의 협력은 미래세대를 위한 현세대의 책무"라며 "우리 선조들은 3·1독립운동 선언에서 '묵은 원한'과 '일시적 감정'을 극복하고 동양의 평화를 위해 함께하자고 일본에 제안했다. 지금 우리의 마음도 같다"고 했다.

이어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은 지금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한때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일 관계를 넘어서 일본이 선진국으로서 리더십을 가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지역의 평화와 번영은 물론 코로나와 기후위기, 그리고 공급망 위기와 새로운 경제질서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 과제의 대응에 함께하기 위해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둘 것"이라며 "독립의 열기로 뜨겁게 타올랐던 1919년의 봄, 고난과 영광의 길을 당당히 걸어가 마침내 우리 모두의 위대한 역사가 된 선열들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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