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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만에 완판 '볼보C40 리차지' 대해부 [車~알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또 새 전기차가 나왔습니다. 사전 계약 5일 만에 초도 물량 1500대가 완판된 물건이라고 하네요. 지금 계약하면 언제 나올지 영업사원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사태와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발생한 출고대란 이전에도 볼보차는 대기기간이 긴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6개월은 기본, 1년은 기다려줘야 볼보 오너 자격이 주어진다”는 우스갯말이 나올 정도니까요. 볼보 전기차 'C40 리차지(Recharge)'도 그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안전을 내건 볼보차의 인기가 전기차에서도 통했나 봅니다.
자 이제부터 사진으로 살펴봅니다. 머리로 그리던 그 물건인지 함께 보시죠.

 C40 리차지엔 앞뒤로 2개의 모터가 있습니다. 사륜구동입니다. 내연기관차로 환산한 최고 출력은 408마력, 제로백(0~100km/h 도달시간) 4.7초로 웬만한 스포츠카 뺨 때리는 실력입니다. 기름 먹는 엔진에 비해 전기모터는 출발하자마자 큰 힘을 냅니다. 전기차 안 타보신 분은 신세계가 열립니다.

 78kWh LG 배터리가 탑재됐습니다. 고속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80%까지 약 40분 만에 충전됩니다.

 아무래도 앞뒤로 달린 두 개의 모터 때문인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56km입니다. 72.6kWh 배터리를 장착한 현대 아이오닉5 AWD(4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70km인 걸 고려하면 그리 길지 않네요.
 C40 리차지 공차 중량(2160kg)이 아이오닉 5 보다 100kg 더 무겁긴 합니다. 전기차는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 효율이 높습니다. 액셀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바퀴에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합니다. 이른바 '회생 제동' 기능입니다.

 사이드미러에 달린 사각지대 경보장치는 볼보가 원조입니다. '블리스(BLIS: blind spot information system)'라는 이름으로 2003년부터 적용했습니다. 이젠 모든 차량에 쓰이는 '3점식 안전벨트'도 볼보가 선구자였죠. 볼보 하면 안전이 떠오르는 건 저만의 생각이 아닐 겁니다.

 20인치 알루미늄 휠이 기본 옵션입니다. 앞뒤 사이즈가 달라서 타이어 위치 교환은 어렵겠어요. 앞 235/45, 뒤 255/40 V급(최대속도 240km) 타이어가 장착돼 있습니다. 최고속도는 180km입니다. 볼보는 2020년 이후부터 판매하는 모든 차종에 시속 180km 속도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역시 안전을 우선하기 때문이죠.

 현대 아이오닉5에서도 선보였던 전면 트렁크(프렁크)가 있습니다. 부피가 큰 짐은 어렵고 작은 가방이나 세차도구 정도만 수납이 가능합니다. 바닥을 들면 타이어 펑크 수리 킷트가 들어 있습니다.

 프렁크 옆에 워셔액 주입구가 보입니다. 제조사는 "당신들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고 워셔액만 보충하세요" 라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엔진오일·미션오일·에어클리너도 필요 없습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처럼 자가 수리·교환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습니다. 고압전기가 흐르는 전기차를 누가 분해하고 수리할 수 있겠습니까? 배터리 내구성이 걱정된다고요? 누적 주행거리 40만km 이상을 달린 쌩쌩한 전기차도 있습니다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주간주행등은 볼보 차의 상징입니다. 총 168개의 픽셀이 박힌 LED 헤드라이트는 마주 오는 운전자의 눈이 부시지 않도록 상황별로 미세하게 조정됩니다. 이 또한 안전을 위한 상대 운전자에 대한 배려입니다.

 C40 리차지'는 볼보 최초의 쿠페형 전기 SUV입니다. 쿠페 디자인은 후면부로 갈수록 지붕이 낮아져 날렵하게 보이지만, 뒷좌석 승객의 머리가 천장에 닿을 수도 있습니다. 테일램프 브레이크등이 C필러까지 올라와 있어 시인성을 높였습니다.

 이제 실내로 들어가 보시죠. 요즘 유행하는 숨어있는 손잡이가 아닌데요. 전통적인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실내에 동물 가죽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가축 사육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면서 동물복지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도어패널에도 부직포 느낌의 재활용 소재를 썼습니다. 확실히 고급스럽지는 않습니다. 차급을 생각하면 이해되지만 그래도 아쉽네요.

 뭔가 허전해 보이시죠? 시동 버튼이 없습니다. 살짝 당황 스럽지만 브레이크를 밟고 변속을 하면 바로 주행을 할 수 있습니다. 키를 꼽아 시동을 걸던 시대에서 스타트 버튼을 누르는 시대로 바뀐지 얼마됐다고...
"라떼는 말이야 키를 꼽고 돌리고…", 정말 옛이야기가 됐습니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반이 적용됐습니다.

 키 173cm인 기자가 운전석을 세팅하고 뒷자리에 앉아봤습니다. 약 17cm의 여유가 있습니다. 머리도 천장에 닿지 않았습니다.

 앞자리 통풍시트 부재는 매우 아쉽습니다. 뒷자리 열선시트는 챙겼습니다. 3단입니다.

 볼보차가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된 후 중국 브랜드가 아니냐는 논란이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개발과 경영은 여전히 스웨덴에서 하고 있다네요. 조수석 시트의 앙증맞은 스웨덴 국기가 돋보입니다.

 글라스 루프도 기본 옵션입니다. 국내 판매가는 최상위 트림에 제공되는 패키지를 모두 적용하고도 미국시장 대비 890여만원 낮은 6391만원입니다. 독일 시장에 비해선 2200만원 더 싼 가격입니다.

 티맵이 기본 내비게이션으로 탑재됐습니다. 전기차 전용 알고리즘을 적용해 목적지 도착 시 배터리 잔량, 경로 상 충전소 추천 기능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집안의 조명, 에어컨 등도 켜고 끌 수 있고 차량의 소프트웨어도 휴대폰처럼 무선으로 업데이트됩니다. ‘C40 리차지’는 진화하는 전기차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탈 때마다 새 기분을 느끼게 해주겠다는 겁니다.
운전을 하는 동안 우리의 인생도 리차지(재충전)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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