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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의 분화'가 시작됐다...오늘부터 구독료 올린 이 기업[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금리를 올리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게 IT 성장주 라고들 하는데요. 이 빅테크 중에서도 메타(페이스북)나 넷플릭스는 경쟁이 심화하면서 실적이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쳐 최근 급락! 월가에선 이른바 ‘빅테크의 분화’가 시작된 거라고 봅니다. FAANG(페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처럼 한 덩어리로 분류되던 스타 기업들 사이에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한 것이죠.

오늘 살펴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심으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빅테크 기업인데요. (안드로이드에 밀려 모바일 사업 접은 거 기억하면 아재..)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의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전경. 셔터스톡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의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전경. 셔터스톡

MS의 4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 517억 달러(약 62조1486억원, 삼성전자 76조원보다 조금 낮음)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습니다. 장사 잘했네~ 하는 순간 주가는 발표 직후 5% 넘게 떨어졌는데요. 사람들이 MS 전체 실적보다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의 ‘매출 성장률’만 눈을 부릅뜨고 본 거예요. 컨센서스가 48%였는데 46%가 나왔다고 급락. 48, 46, 비슷해 보이는데 참 냉정하네요.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MS의 CFO가 올해 애저 실적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가이던스를 내놓자 바로 주가가 반등하긴 했는데요. 이처럼 금리인상 우려가 팽배한 미국증시에선 요즘 빅테크의 경우, 아주 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대단한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 바로 실망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 셔터스톡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 셔터스톡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경제에 충격이 있어도 올해 MS의 주력 사업은 탄탄할 걸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모건스탠리가 최근 기업의 CIO(IT 담당 총괄임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했더니 신규 클라우드 구매는 MS 42%, 아마존(AWS) 13%, 구글 3%로 할 거라고 응답했습니다. 현재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AWS가 40% 이상, MS가 20% 정도 점유하고 있는데요. 오피스 소프트웨어가 MS로 깔려있는 기업이 많아서 애저의 호환성을 장점으로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현재 기업들의 애플리케이션이 한 25% 정도만 클라우드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게 2024년까지 44%로 오를 전망이랍니다. IDC라는 리서치 회사에선 세계 클라우드 시장이 2021년 3850억 달러 규모에서 2025년 809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걸로 내다봤습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AWS. 셔터스톡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AWS. 셔터스톡

고객들이 앞다퉈 사겠다고 하고, 객관적인 수요도 많고, 시장도 커진다면 MS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게다가 MS는 오피스 소프트웨어, 운영체제, 서버 분야의 강자입니다. 어떻게 보면 현대인의 사무실 업무 전 영역을 커버하는 회사! 이런 독보적인 시장 지위 덕에 가격 인상이 용이한 특징이 있습니다. 가격을 좀 올린다고 고객들이 마구 떨어져 나갈 리가 별로 없는 거죠. 이런 특징은 특히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MS를 좀 자유롭게 해준다고 볼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MS는 올해 3월부터 각종 서비스의 구독 가격을 1~4달러씩 인상할 계획입니다. 웨드부시증권에 따르면 이런 자잘한 인상만 해도 올해 MS 매출에 50억 달러(약 6조원) 이상 기여할 것이라고 합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셔터스톡

액티비전 블리자드. 셔터스톡

또 MS하면 생각나는 것이 M&A 입니다. 최근 비디오게임 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90억 달러(약 83조원)에 사서 큰 화제가 됐는데요. 공정거래 당국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지만 MS는 메타버스까지 염두에 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죠. 사실 액티비전 인수는 클라우드 서비스에도 시너지를 낼 수가 있는데요. 게임은 하이 퀄리티 커넥션이 생명이기 때문에 MS는 게임을 마치 넷플릭스의 스트리밍처럼 (클라우드를 이용해) 여러 기기에서 하이 퀄리티로 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MS의 게임 구독 서비스 게임패스는 구독자 2500만명을 달성했는데 전년비 39% 증가한 숫자라고 합니다. 액티비전의 공정거래 심사는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결과는 긍정적일 것으로 다들 보고 있습니다. MS 스스로 “중국 텐센트, 일본 소니에 이어 3위 사업자가 된다”고 한 게 참 스마트하다고들 하는데요. IT 분야에서 중국 등 아시아세(勢)를 견제하고 미국 회사를 키우려는 미국 정부와 의회에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고도 하고요. 다만 액티비전의 지금 CEO가 성추문 등 문제가 있어서 이상한 문제가 생길지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프로 노트북. 셔터스톡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프로 노트북. 셔터스톡

아~ 무슨 얘기를 하든 클라우드로 연결이 됐는데.. MS의 PC 수요도 꾸준히 성장을 이어갔고, 윈도 라이선스 매출도 25% 성장 했습니다. 독자 브랜드인 서피스(Surface) 컴퓨터 판매도 8% 성장했고요. 게임 매출도 전년비 8% 성장했습니다. Xbox 4%, 게임 콘텐트 10% 등입니다.

MS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은 좀 추상적이긴 하지만.. 4분기 실적 발표 때도 보듯, 클라우드 실적이 약간 삐끗만 해도 시장이 아주 냉정하다는 점입니다. 매출 대비 10~20배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클라우드 사업 특성상, 만약 실적이 어느 한 분기에 갑자기 조금이라도 기대에 못 미치게 되면 그 급락분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블룸버그는 "그렇게 되면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원가 절감에 들어갈 거고, 제일 먼저 광고 집행을 줄일 텐데, 그러면 구글과 페이스북이 타격을 입을 거고, 빅테크 전반이 침체될만한 폭발력을 안고 있는 사안"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MS가 12년 전 애저 출범 이후부터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매출 성장률'이라는 단 하나의 숫자만 공개하고 있는 문제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쓸데없이 부정적인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는 거죠. 반면 AWS는 전체 판매량, 이익, 마진 등 세부 지표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증시 악재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주
※이 기사는 2월 28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 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소개 부탁드려요~ www.joongang.co.kr/newsletter/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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