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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세 목 부으면 위험, 밤 조심하라"…1세 미만 입원, 델타 2배

중앙일보

입력

28일 오전 '소아전용' 의료상담센터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연세곰돌이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송종근 원장이 재택치료 전화상담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전 '소아전용' 의료상담센터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연세곰돌이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송종근 원장이 재택치료 전화상담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아이가 어젯밤 11시부터 갑자기 열이 안 떨어져요. 숨소리도 쇳소리 같이 꺽꺽거리더니 호흡을 잘 못 하고 있어요.”

28일 오전 11시쯤 서울 서초구 연세곰돌이 소아·청소년과 의원에 아기 환자를 돌보는 부모의 전화가 걸려왔다. 생후 6개월 된 아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이틀 전부터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전날 밤 11시부터 숨소리가 이상하다는 내용이었다. 증상을 들은 이 병원 송종근 원장은 부모에게 아이 목 부분에 휴대전화를 대 달라고 했다. 송 원장은 숨 쉴 때마다 ‘꺽꺽’ 거리는 소리를 듣자 “아이가 위험하다”며 “당장 대면 진료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최근 코로나19 소아ㆍ청소년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병원에 문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병원에서는 상담 인력 5~6명을 두고 문의 전화를 받고 있는데 전날에는 1500건의 전화가 걸려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8세 이하 확진자가 1월(2일~29일) 4만4209명에서 2월(1월 30일~2월 26일) 52만5516명으로 약 12배 증가했다. 소아ㆍ청소년 중에서도 0~9세 연령군에서 특히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2월 4주차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을 보면 0~9세의 경우 513.4명으로 10~19세 399.4명, 20~29세 327.8명 등 다른 연령군에 비해 압도적인 발생률을 기록했다.

“3세 미만 영아, 목 부으면 생명 위협까지”

25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어린이와 동반한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25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어린이와 동반한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송 원장은 특히 3세 미만의 영아는 재택치료 시 보호자가 더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 통상 코나 후두(기도 입구) 등 기도 윗부분에 염증을 일으켜 폐 등 기도 아랫부분에서 증식하는 델타 변이보다 상대적으로 증상이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0~3세인 영아의 경우 후두가 부을 경우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 집계에 따르면 1월(1월1일~1월31일) 482명이던 0~3세 입원 환자 수는 2월(2월1일~2월26일) 974명으로 뛰었다.

그는 “아기들이 호흡을 못 할 정도로 목이 붓게 되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아이가 열이 나거나 밥을 잘 못 먹는다면 체온보다도 호흡을 잘 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후두염의 경우 낮보다 밤에 증상이 더 심각해진다고 설명했다. 송 원장은 “보통 낮에는 멀쩡하기 때문에 엄마들이 상황이 호전됐다고 착각하는데 밤 10시부터 증상이 심해진다”며 “호흡이 곤란할 경우 119에 신고해 의료기관에서 처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입원자 중 1세 미만 영아 비율, 델타의 2배”

24일 서초구 서울특별시어린이병원에 마련된 재택치료 소아전용 의료상담 센터에서 의료진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서초구 서울특별시어린이병원에 마련된 재택치료 소아전용 의료상담 센터에서 의료진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지난 해 델타 변이 확산 때와 달리 1세 미만 영아가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났다고 지적하면서도, 건강한 아이들의 경우 치료만 잘 받으면 잘 회복한다고 말했다. 윤기욱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제주대병원에 입원한 18세 이하 청소년 확진자 추이를 보면 지난해 7월~12월에는 12.5%였던 1세 미만 영아 비율이 지난 1~2월에는 28% 정도로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1세 미만 영아 확진이 증가하는 이유로 “오미크론의 경우 후두염 증상을 보이는 사례가 많아졌는데 후두염은 어린 아이들한테 주로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후두염이나 38도 이상의 고열과 호흡곤란, 열성 경련 등은 빨리 처치만 받으면 크게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위중증 사례로 우리 병원에 입원한 소아·청소년 대다수는 신경계 질환이 있거나 호흡기에 만성질환을 갖고 있던 아이들”이라며 “확진자 수 자체가 워낙 많다 보니 위중증으로 진행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거지 평소 건강하던 아이들은 확진이 됐어도 큰 문제 없이 지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확진자가 폭증해 병원 접근성이 좋지 않다보니 치료 시간을 놓치면서 상태가 안 좋아지는 케이스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기저질환 없던 소아·청소년은 큰 문제 없어”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발열이 지속되거나 호흡곤란이 있으면 위중하다는 증세”라면서도 “기저질환 없이 건강했던 아이들은 큰 탈 없이 넘길 수 있어 불안을 부추길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마 교수는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떨어지지 않거나 잠을 이루지 못할 경우, 먹는 양이 줄고 구토나 설사를 하는 경우, 호흡곤란이 있는 경우에 병원 진료를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10세 미만 확진자가 재택치료 중 숨지는 일이 잇따르자 동네 소아과가 코로나19 소아 확진자를 전화가 아닌 대면으로 진료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소아 환자의 경우 비대면 진료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어제 병상을 가지고 있는 소아과 병·의원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했고, 오늘부터 외래진료에 참여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모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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