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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백범 장손 등 독립운동가 후손 시국선언, 尹과 현충원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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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인 김진씨를 대표로 한 독립운동가 후손 63명이 3ㆍ1절과 대선을 앞두고 '시국선언문'(기사 아래 전문 및 참여자 명단 게재)을 27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80주년 기념식'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인 김진씨가 대일 선전포고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80주년 기념식'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인 김진씨가 대일 선전포고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독립운동가 후손 수십 명이 선거에 즈음해 집단으로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놓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3ㆍ1운동으로 2년간 옥고를 치른 김병우 선생의 손자 김능진 전 독립기념관장 등도 선언문에 참여했다.

이와 관련, 김진 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에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그동안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기 위해 선거를 앞두고 말과 행동을 조심해왔다”며 “그럼에도 이번 대선을 앞두고 이렇게 시국선언문을 밝힌 것은 그만큼 우리 정치와 우리 사회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언문은 백범 선생이 생전 어려울 때마다 마음에 되새겼다는 서산대사의 선시 ‘답설야(踏雪野)’로 시작한다. 그러면서 “자유와 민주주의가 실종될 위기에 놓여 있고, 국가의 헌법이 무너지려 한다” “국가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 공정하고 정의로운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 우리들의 사명이자 대의”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선언문에선 특정 후보를 거명하며 찬반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집권자들은 끊임없이 국민을 편 가르기로 분열시키고, 온갖 거짓말과 원칙 없는 법 집행으로 어디서부터 바로 잡아야 할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나라 전체를 혼돈의 장으로 만들어 놓았다”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담았다.

이 때문에 이번 선언문이 사실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번 선언문 참여자를 비롯해 20여명의 독립운동가 후손이 3ㆍ1절 오전 윤 후보와 서울 현충원을 함께 참배할 예정이다.

독립운동가 후손 63명 '시국선언문' 전문

백범께서는

“눈 덮인 벌판을 걸을 때 발걸음을 어지럽게 하지 마라.
 오늘 내가 걷는 이 길이 뒤에 따라오는 이들의 이정표가 되리니.”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국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의 발걸음은 애국애민의 정신과 정의가 실린 발걸음이 되어야 한다는 당부의 말씀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됩니다.

이에 제20대 대선과 관련하여 뜻을 함께하는 전국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다음과 같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합니다.

첫째, 헌법 제1조에 명시된 바와 같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우리 선열들은 국가와 민족이 일제의 침략으로 핍박을 받을 때 우국충정의 한뜻으로 대한민국의 주권과 영토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다해 투쟁하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자유와 민주주의가 실종될 위기에 놓여 있고, 국가의 헌법이 무너지려 합니다. 집권자들은 끊임없이 국민을 편 가르기로 분열시키고, 온갖 거짓말과 원칙 없는 법 집행으로 어디서부터 바로 잡아야 할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나라 전체를 혼돈의 장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은 목숨을 바쳐 이 나라와 민족을 지켜내신 우리 조상들께서 지하에서 통곡하실 일입니다. 헌법 전문에서 명시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오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민주주의 국가이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국가임을 상기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근간이 되는 헌법적 가치가 절대로 부정되거나 훼손되어서는 안 됩니다.

둘째, 국가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가 절실하다.

대한민국은 지금 선진국 문턱에 들어서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수많은 선열들의 피와 땀을 기반으로 건전한 국민들의 일상 속 성실한 노력이 배어있음을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합니다.

근시안적인 안목으로 눈앞의 사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의 백년대계와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제시하는 대범한 지도자를 세울 수 있길 희망합니다.

셋째,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세우자.

현하 대한민국은 앞으로 안보, 외교, 경제를 포함하여 다방면으로 발전하는 강대국이 되느냐, 아니면 선진국 문턱에서 후퇴하는 나라가 되느냐 기로에 서있습니다.

기득권자들에 의해 훼손된 민주주의와 독립운동 정신을 회복하고,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주권과 권력을 국민들이 행사함으로 위대한 문화강국 대한민국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 우리들의 사명이자 대의라고 할 것 입니다.

이에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체제의 회복을 위해 매진할 것을 선언합니다.

                            제103주년 삼일절에 즈음하여

백범 김구의 장손 김진 외
뜻을 함께하는 전국 독립운동가 후손 일동

〈독립운동가 후손 명단〉 (*가나다 순)
강근호의 아들 강귀철
강영각의 딸   강수잔
강영소의 장손 강재신
강일원의 아들 강석환
권  준의 손자 권영혁
권태휴의 아들 권영유
권혁운의 딸   권채순
김  구의 장손 김  진
김구진의 장손 김제동
김기형의 손자 김호진
김병우의 손자 김능진
김양우의 아들 김근웅
김영린의 아들 김명철
김예진의 딸   김순명
김우진의 아들 김경한
김유철의 손자 김대연
김창희의 아들 김이균
김최명의 손자 김정만
김추은의 손자 김성현
김흥구의 아들 김원상
노석정의 손녀 노  출
문한우의 아들 문광주
민영구의 장녀 민유식
민영수의 아들 민근식
민영숙의 손녀 권지아
민필호의 아들 민영백
박  문의 아들 박호경
박도범의 아들 박관세
박순익의 손자 박진달
박정환의 손자 박창학
박종길의 아들 박재민
박희락의 아들 박동욱
백기준의 손녀 백정숙
백세창의 손자 백기환
변순기의 손녀 변주이
서달수의 아들 서동흡
서무출의 손자 서영규
송길서의 딸   송훈익
양우조의 손자 양인집
우응봉의 딸   우순경
우응봉의 외손 송영찬
우재룡의 아들 우대현
윤순석의 손자 윤운용
이  난의 손자 이완석
이광우의 아들 이상국
이남호의 아들 이동선
이대기의 손자 이무승
이수각의 손자 이중호
이순구의 손녀 이지혜
이승종의 아들 이이상
이영화의 손자 이동화
이재선의 아들 이문형
이재현의 아들 이형진
이정우의 장남 이상일
이헌호의 손자 이범직
이혜수의 손자 이선림
임이걸의 아들 임봉홍
전경찬의 손자 전광윤
정복화의 손자 정덕시
정의찬의 아들 정홍원
정희택의 아들 정부남
조병대의 아들 조태환
차희식의 손자 차명규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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