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서방 대규모 제재에 발끈…핵무기 부대에 경계 태세 명령

러시아 침공 개시 후 검은 연기 치솟는 우크라 제2도시 하리코프.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운용부대에 경계 태세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27일(현지시간) AP, AFP 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우호적이지 않은 조처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에서 국방부 장관과 군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에게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명령했다. 러시아의 핵 억지력 부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핵무기를 운용하는 부대를 지칭한다.

푸틴은 연설에서 "서방 국가들이 경제 분야에서 러시아에 대해 비우호적인 행동을 할 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고위 관리들까지 러시아에 공격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푸틴의 이같은 발언은 핵 부대의 경계 태세 조치가 러시아 일부 은행들을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푸틴의 자산을 동결한 서방에 대한 보복 차원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미국은 러시아 핵 부대의 경계 태세 강화에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린다-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방식으로 전쟁을 확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그의 행동을 계속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